北美 판문점 접촉 가능성?…비건, 방한 행보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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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9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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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판문점 접촉 가능성에 “발표할 내용 없다”
최장 체류에도 21일 오전 이후 공식 일정 없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19일 방한하는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간 4차례 방한에 비해 가장 체류 기간이 가장 긴 나흘간의 이번 방문에서 그가 판문점 대북 접촉을 시도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에 도착해 20일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시작으로 방한 일정을 공식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이튿날에도 이 본부장과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통해 협의를 이어간다.

또 워킹그룹 회의 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별도로 면담하고 이외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들과도 만날 예정으로 전해지나 더 이상의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비건 대표는 21일 오전 1,2세션으로 나누어 열리는 워킹그룹 2차 회의에도 비핵화 관련 사안을 다루는 1세션에만 참석한다는 방침이어서 약 1시간 회의 이후부터 22일 출국까지 최소 36시간 동안 비공개 일정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도 비건 대표의 방한 기간 일정과 관련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하고 관계가 없는 나머지 일정에 대해서는 미측에 확인하라”며 이번 방한 동안 한미가 아닌 북미간 모종의 일정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가 비건 대표가 판문점에서 대북 접촉을 실시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발표할 내용이 없다”며 즉답을 피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주한미국대사관 측은 비건 대표의 일정과 관련 “한국 정부를 통해 발표된 일정 외에 더 이상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4차례 방한 당시에도 판문점에서 북측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접촉할 가능성이 제기되곤 했으나 이는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앞선 4차례 방한이 모두 2박 3일 일정이었던 데 반해 이번 방한이 유독 하루가 더 길다는 점과 현재 판문점에서 관광이 중단된 상태라는 점도 대북 접촉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유엔사에 따르면, 현재 판문점에서는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위한 남북한·유엔사 간 3자협의가 진행중임을 고려해 지난달부터 관광이 중단됐다.

전문가들도 비건 대표가 이번 방한에서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은 북한이 만나자고만 하면 응할 것”이라며 비건 대표의 일정과 북미가 물밑 접촉을 지속해왔다는 점을 볼 때 판문점에서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가 이번 방한에서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끌기 위해 남북 협력 사업과 관련한 대북제재 면제를 상당수 허용하며 유화 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남북 경협의 길을 터주는 것으로 교착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는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의 주재로 열리는 워킹그룹 회의 2세션에서 26일 남북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을 비롯 남북 협력 사업의 제재면제 여부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더 이상은 탑다운 방식이 어려운 상황에서 북미가 고위급 회담과 2차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서는 비건-최선희 간 실무협상을 반드시 거쳐야한다는 점에서 이번에 판문점서 북미간 실무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착공식 등 일회성 이벤트에 대한 제재 면제는 북한 입장에서 실익이 없기 때문에 돌파구로서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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