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NYT ‘北 미사일 기지’ 논란에 “가짜뉴스” 직접 해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4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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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대변인 “북-미 고위급 회담, 우리에게 중요” 협상 불씨 살리기 노력
CSIS 보고서 작성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도 확인” 추가공개 예고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발표한 북한의 ‘삭간몰 기지’ 등 13개 미사일 기지 운영 논란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CSIS 보고서를 최초 보도한 뉴욕타임스가 미사일 기지 운영을 ‘북한의 기만’이라고 규정한 데 대해 13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한 뉴욕타임스 보도는 부정확하다”며 “우리는 논의된 그 기지들에 대해 모두 알고 있으며, 새로울 것이 없고, 비정상적인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가짜 뉴스일 뿐”이라며 “일이 잘 안 풀리면 내가 가장 먼저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12시7분에 작성된 것으로, 오전 11시30분부터 정보기관 브리핑을 받은 직후에 올린 것이다. 이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고, 미사일 기지 논란의 파장이 북핵 비핵화 협상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논란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며 민주당에서 정상회담 불가론까지 제기되자 직접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류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이 ‘미사일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 한 것은 거짓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도 나서게 된 배경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한미 정보 당국이 이미 파악하고 있던 내용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고 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전날 브리핑 내용과도 유사하다. 북한이 제재 완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핵·경제 병진 노선 복귀 가능성을 언급하며 협상 궤도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미가 협상틀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 논란을 진정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이번 미사일 기지 논란에도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의 고위급 회담이 적절한 시기에 다시 잡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 고위급 회담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라며 “북한 정부와의 통신은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 회담 일정을 다시 잡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또 “북한과 진전을 보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찮게 여기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할일이 남아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사일 기지 논란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는 탄도미사일 문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계속된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미사일 기지 논란으로 워싱턴 내에는 비핵화 협상 회의론이 커지긴 했지만, 북-미 모두 이번 논란을 계기로 대화의 바퀴를 다시 굴리는 촉매제가 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한편 CSIS 보고서 작성자인 조지프 버뮤디즈 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도 몇 곳 확인했다”며 “앞으로 관련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ICBM 기지는 북한 최북단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돼 왔으며 기지 존재 여부나 위치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버뮤디즈 연구원은 또 “탄도미사일 능력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자금, 시간, 인력 등 많은 자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북한은 계속 투자를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삭간몰 미사일 기지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매우 가까워 (이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한국과 그 주변을 아주 짧은 시간에 타격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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