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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재개’ 김영철 적대적 편지에 트럼프 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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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재개’ 김영철 적대적 편지에 트럼프 격노

이정은 기자 , 한기재 기자 , 박정훈 특파원 입력 2018-08-29 03:00수정 2018-11-2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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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폼페이오 방북취소 내막’ 보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결정적으로 무산시킨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편지는 북-미 양측이 비핵화 논의를 둘러싼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 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경고와 함께 ‘핵과 미사일 활동 재개’라는 협박까지 내놓은 것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크게 자극한 상황이다. 비핵화 논의가 다시 ‘시계 제로’ 상태로 빠져드는 가운데 기존의 협상구도로는 논의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 회담 엎어버린 김영철의 편지 한 장

CNN은 28일 사안에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영철이 ‘협상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비핵화 프로세스가 무너질 수 있고, 핵과 미사일 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결정을 하기에 충분할 만큼 적대적인(belligerent) 내용”이라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취소 발표가 나오기 직전인 24일 오전 김영철의 편지를 전달받은 뒤 곧바로 백악관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편지를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전날 발표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계획을 뒤집었다.

이 비밀 편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 성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친서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조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백악관이 북한에 요구한 선(先)비핵화 조치로는 핵 목록 제출과 함께 핵탄두 상당수에 대한 조기 폐기 등이 거론돼 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북한의 선비핵화 조치 없이 종전선언은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있는데, 북한의 동시적 조치 요구와 결국 충돌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보고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원인에 대해 “북한은 선(先)종전선언 채택을, 미국은 선비핵화 선언을 요구하고 있어 충돌이 돼 못 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북 취소 결정에 ‘중국의 대북 제재 강도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배경이 됐느냐’는 정보위원들의 질문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는 비핵화 의지를 걱정하는 위원들에게 “국정원은 순진한 시각으로 (북한을) 바라보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강경파 자극하는 北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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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북한의 적대적 편지에 강경책으로 맞설 경우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 관계 개선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WP의 외교·안보 담당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에 굳은 의지를 보이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함께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북한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수주 내 승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달 초부터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단계를 거치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강경파의 편에 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꼬여버린 북-미 협상의 교착 국면을 뚫어내기 위해서는 기존의 협상구도를 깨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의 핵 목록 리스트 신고나 핵무기 반출을 현 단계에서 논의되는 수준의 종전선언과는 절대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P도 ‘대북협상의 길이 있겠지만, 이건 아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대중 무역협상과 북한의 비핵화 등 전혀 연관성이 없는 두 개의 사안을 서로 연계시킨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무분별하고 위험하다”며 “북한의 핵 자산 공개와 미국의 종전선언이라는 ‘공정한 맞교환’ 카드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한기재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핵 미사일 재개#김영철 적대적 편지#트럼프 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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