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중동 뇌관’ 골란고원 건드린 트럼프의 속내는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22일 2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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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3차 중동전서 이스라엘 점령…이‘ 주권 인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분쟁지‘ 골란 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 중동 정세에 또 한 번 기름을 부었다.

골란 고원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골란 고원을 점령한 이후 중동 분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잃어버린 땅을 되찾겠다는 시리아와 실효 지배를 강화하려는 이스라엘은 52년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북부, 시리아 남서쪽 끝 해발 1000m에 위치한 바위투성이 고지대이다. 이 고원을 두고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수십년간 갈등을 빚고 있는 건 군사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골란은 이스라엘·시리아외 요르단, 레바논과도 맞닿아 잇다. 고원에 오르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한 눈에 보인다. 또 레바논쪽 베카계곡은 대이스라엘 무장투쟁을 이어가는 강경 시아파 헤즈볼라의 거점이다. 골란고원을 차지하는 쪽은 상대의 움직임을 손쉽게 간파하는 전략적 잇점을 가진다.

여기에 토지가 비옥해 포도를 재배하기 좋고, 물의 원천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다.

골란 고원에는 약 4만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1967년 중동전쟁 이전부터 거주해 온 주민이거나 그들의 후손으로, 대다수는 드루즈파(이슬람 시아파의 한 분파)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절반은 이스라엘이 영토를 점령한 후 이주해 온 유대인 정착민들이다.

유엔은 점령 직후부터 이스라엘군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981년 이곳을 자국 영토로 강제 편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늘 일촉즉발의 상황에 있었던 건 아니다. 양국은 미국의 중재로 1990년대부터 평화적인 영토 교환을 목표로 회담을 개최했다. 이스라엘은 평화조약을 대가로 시리아에 골란 고원 일부를 반환하겠다고 했지만, 시리아는 영토 전체 반환 없이 평화 협정도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결국 회담은 시리아 내전으로 이어진 2011년 아랍의 봄과 함께 중단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왜 갑자기 골란 고원 주권 문제를 꺼내든걸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네타냐후 총리가 세계 각국에 골란 고원의 주권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이에 대해 WP는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내달 9일 총선을 앞두고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부패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유대인 표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미국 정재계에 영향력이 큰 유대계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다. 2018년 갤럽 조사 결과 유대계 미국인들은 종교를 가진 유권자 중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집단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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