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일부 후보들 “트럼프 지원, 안 반갑다”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4일 1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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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소속 후보들의 지원유세를 위해 전역을 돌아다니고 있지만, 일부 공화당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를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하고 있는 대규모 불법 이주민 행렬 비난 등 중간선거 전략에 부담을 느끼는 공화당 후보들 일부가 유세 현장에 불참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꺼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소속 존 컬버슨 하원의원이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텍사스주 휴스턴 유세에 불참한 것이 일례다. 컬버슨 의원의 지역구인 텍사스주 7구역은 트럼프 대통령에 우호적이지 않은 온건 중도파 유권자층이 두텁다.

상원 의원에 도전하는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참여하는 공식 행사엔 참여하더라도 유세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스콧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에 대한 발언 등 선동적인 발언을 불편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유권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별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 하는 일부 현역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장소를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다른 지역구로 옮기도록 압박했다고 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의 입장을 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태평양 연안 전 지역과 다수의 북동부 지역, 시카고, 미니애폴리스, 캔자스시티 등 대규모 내륙 도시의 많은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있는 모습을 노출하지 않으려 한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유세 초점이 후보자가 아닌 대통령 본인에게 맞춰져 있다는 점도 후보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로 발레타 상원의원 후보자 지원을 위해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했을 당시 발레타 측이 피츠버그 지역 유세를 원했음에도 이리 지역을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참여한 유세에서 후보자에게 발언 기회를 주기보다는 자신의 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는 대부분 원맨쇼”라며 “선거운동 전략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그 지역 민주당 측 후보를 비난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측정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물론 전임 미국 대통령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긴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이라크 전쟁이 최악으로 치닫던 시절인 2006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은 “우리는 부시 대통령을 아무 곳에도 데려갈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NYT는 그러나 “대통령의 허영심과 그가 처해 있는 정치적 현실이 이렇게 충돌하는 상황은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유세가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의 행사와 맞먹길 원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를 후보자 지지보단 자신의 인기를 확인하는 용도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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