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인 방북에 견제구… “모든 국가가 대북제재 준수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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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남북 평양정상회담]美국무부, 평양회담 앞서 메시지

선발대, 평양 고려호텔 도착 육로를 통해 방북한 남북 정상회담 선발대가 16일 오후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 도착해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겸 북측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앞줄 왼쪽)과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 겸 선발대 단장(앞줄 오른쪽)이 이동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선발대, 평양 고려호텔 도착 육로를 통해 방북한 남북 정상회담 선발대가 16일 오후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 도착해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겸 북측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장(앞줄 왼쪽)과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 겸 선발대 단장(앞줄 오른쪽)이 이동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18일부터 2박 3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가 ‘대북 제재 유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15일(현지 시간) 대기업 총수들의 이번 방북에 대한 미국의소리(VOA)의 논평 요청에 “모든 유엔 회원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를 완전하게 이행할 것을 기대한다”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포함돼 (무역이) 금지된 ‘특정 분야 제품’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남북 간 경제협력 논의를 염두에 둔 대기업 총수들의 이번 방북이 대북 제재 완화 논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일종의 속도조절을 주문하는 모양새다. 대변인실은 또 “모든 국가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종결시키기 위한 각자의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사업 논의를 재개했다고 최근 밝힌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해당 사업을 대북 제재 위반으로 판단하느냐는 VOA의 질문에 대변인실은 “모든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하며, 미국은 앞으로도 (제재가 준수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개발을 아직 멈추지 않았다고 분석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근 보고서도 재차 거론됐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북한이 ‘미래 핵’을 폐기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같은 매체의 질문에 “미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IAEA의 보고서를 환영한다”며 “북한의 핵 활동이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라는 견해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남북 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 등을 거론하며 북한이 ‘미래 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문 대통령이 결코 쉽지 않은 북-미 간 중재 역할을 떠맡았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북-미 대화가 흐트러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 북-미 양측이 서로에게 양보를 건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부담스러운 일을 문 대통령이 떠맡았다”고 전했다. WSJ는 또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을 당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80%를 상회했지만, 지금은 50% 선이다”라며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도 전에 비해 약화된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도 “문 대통령이 평양으로 향하지만, 여기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 이어진 교착상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고 전했다. NYT는 “문 대통령은 지금의 ‘핵 춤판’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라며 “그는 자신이 미국의 우군보다는 (북-미 간) 핵심적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15일 AP통신은 비핵화와 관련한 이전의 모호한 성명을 뛰어넘는 실질적인 뭔가를 (결과물로) 내놔야 하는 상황임을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은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거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비핵화 협상에 대한 엇갈린 신호가 나오면서 문제의 매듭이 더 꼬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NYT는 16일 보도에서 “북한 지도자(김정은)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믿고 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모두 비핵화 진전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우호적인 메시지를 선택적으로 듣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남북 평양정상회담#대북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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