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국제] ‘트위터’ 마저 책으로…美 서점가 휩쓴 ‘트럼프 책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3일 17시 11분


코멘트
이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트위터’마저 책으로 출간된다. 21일 미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 등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코미디 프로그램 ‘더 데일리 쇼’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모음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박물관’을 7월 31일 출간하겠다고 밝혔다. 출판사 랜덤하우스에 따르면 책에는 “난 매우 안정적인 천재”와 같이 많이 회자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모아놓은 ‘걸작’, 트럼프 대통령의 미래 예언 트윗을 모은 ‘트럼프스트라다무스’ 등의 챕터가 담길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것이 책 소재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 미 대선 이후 1년 반이 지났지만 ‘트럼프 열풍’은 여전히 서점가를 휩쓸고 있다. 지난달 17일 발간된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더 높은 충성심’은 이번주 뉴욕타임스(NYT) 논픽션 베스트셀러 순위 3위를 기록 중이다. 1월 발간된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분노’는 약 15주간, 러시아 대선개입 스캔들을 다룬 언론인 마이클 이시코프·데이비드 콘의 책 ‘러시안 룰렛’은 약 6주간 베스트셀러 순위 내에 머물렀다. 지난해 물러난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도 ‘더 브리핑’이라는 제목의 책을 7월 중 출간할 예정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디어의 관심을 끌고 있는 핫한 인물이라는 걸 증명한다. 미국 출판업자 애덤 밸로우는 “미디어 수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가 고갈되지 않는 만큼 출판 분야에서도 트럼프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고 할리우드리포터에 전했다. 현재 출판업계에서는 ‘트럼프 책이 아니면 관심을 받지 못한다’ ‘(트럼프 때문에) 비정치 논픽션 서적 판매량이 줄고 있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라고 최근 CNN은 전했다.

돌출 행동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해하고자 하는 수요도 이런 인기에 기여하고 있다. 17일 CNN에 따르면 조나단 포웰 전 영국 외교관은 “작년 12월 북한에 갔을 때 정부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해하기 위해 ‘거래의 기술’을 읽었으며, 올해 초에는 ‘화염과 분노’ PDF본을 읽고 있었다”고 전했다.

책 읽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책을 추천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8일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세 달 반 동안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최소 7권의 책을 소개했다”며 책의 면면을 소개했다. 이 책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내용이거나(‘거대한 저항’ ‘진짜로 무슨 일이 있었나’ ‘도널드 트럼프의 운명’) △폭스 뉴스 관련 인사들이 썼거나(‘내 안의 빛’ ‘러시아 사기극’)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이 쓴 것(‘자본주의자의 귀환’ ‘나비 상자’)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다.

이러한 책 추천 리스트는 다독가로 유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추천 리스트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븐이브스’ 같은 SF소설부터 ‘지하철도’ ‘저지대’ 등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책을 추천해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추천한 책 대부분을 읽지 않았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비꼬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이름으로 출간된 책도 19권에 달하는 ‘다작 작가’다. 이 중 1987년 출간된 ‘거래의 기술’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칙적인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최근 소개가 되기도 했으나 대작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16일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중 9권으로부터 최근까지 인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