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제재 안 통하면 매우 매우 불행한 2단계로 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5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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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대북 해상차단 제재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
“제2단계는 매우 거칠고, 세계에 매우, 매우 불행할 수도”
미 언론들, “대북 군사 행동의 전망을 키운 발언” 분석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동아일보 DB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동아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 군사옵션에 한발 더 다가갈 의사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대북 해상차단을 위한 강도 높은 조치를 발표한 뒤 백악관에서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직후 연 공동회견에서 “제재의 효과가 없으면 우리는 제2단계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 카드를 꼭 쓰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우리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제2단계는 매우 거친 것이 될 수도 있고, 전 세계에 매우, 매우 불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을 “정말 불량한 국가”라고 규정한 뒤 “우리가 협상할 수 있다면 대단한 일일 것이고, 우리가 할 수 없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그러니 두고 볼 것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행할 수 있다”고 한 2단계 조치는 군사옵션을 의미한다고 미 현지 언론들은 해석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 행동의 전망을 키웠다”고 보도했고, 의회전문지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가 통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을 경고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이날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핵 개발 자금의 주요 조달 통로로 지목돼온 북한과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의 무역회사 27곳, 선박 28척, 개인 1명 등 56개의 추가 제재 대상을 발표했다. 그간 대북 제재의 구멍으로 지목된 ‘공해상 선박 간 환적’ 차단에 초점을 맞춘 조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제재선박의 입항을 허용한 항구를 방문한 선박에 대해서도 미국 내 입항을 금지하는 제재를 조만간 취할 것”이라며 제재 강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과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대한 차단을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고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미 정부가 해안경비대를 배치해 아시아태평양 해상을 지나는 대북제재 위반 의심 선박을 수색, 운항을 중단시키는 방안까지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번 해상차단 조치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외교적 압박은 최고 수준이 됐다는 분석이다. 원유공급 완전 차단과 북한과 거래한 중국 은행을 규제하는 방안 등이 남아 있지만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꺼내기 어려운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소식통은 “워싱턴의 온건파는 ‘여전히 많은 외교적 옵션이 있다’며 군사옵션에 부정적이지만, 해상차단에도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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