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행, 의회서 조사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피해 주장 여성 3명 공식제기
트럼프 “만난적도 없어… 가짜뉴스”

올해 미국 각계각층을 뒤흔든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미투’의 순간이 왔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16명 가운데 3명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성추행 의혹에 대한 의회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영화제작사 브레이브뉴필름스가 만든 ‘16명의 여성과 도널드 트럼프’라는 다큐멘터리 홍보를 겸한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여성은 제시카 리즈, 레이철 크룩스, 서맨사 홀비로 각자 자신이 당했던 경험을 설명했다.

리즈는 자신이 38세였던 1970년대에 우연히 여객기에서 트럼프 대통령 옆에 앉았다가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이혼녀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갑자기 자신을 덮쳐 가슴과 치마 속에 손을 넣고 문어처럼 더듬었다고 주장했다.

크룩스는 트럼프타워에 입주한 개발회사에서 일하던 22세 때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번 강제 키스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미스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인 홀비는 2006년 미인대회 참가 당시 트럼프가 참가자들의 탈의실을 마음대로 드나들었고 자신을 아래위로 훑어봤다면서 “나를 고기처럼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성추행 의혹 폭로가 처음은 아니다. 대선 한 달 전인 지난해 10월 “트럼프가 최소 16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고 언론들이 보도했지만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해당 이슈는 잊혀졌다. 하지만 올해는 미투 캠페인이 미국을 뒤흔들고 과거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여성들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는 등 각계의 지지를 얻으며 상황이 반전됐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성추행 의혹 제기에 “이들의 주장은 거짓이며 이들이 시작한 홍보 투어는 그 뒤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사실에 더욱 확신을 준다”고 반박 성명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12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이 러시아 공모 혐의를 밝혀내지 못하자 이제는 내가 알지도, 만나본 적도 없는 여성들에 대한 가짜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다. 가짜 뉴스”라고 전면 부인했다.

주성하 zsh75@donga.com·위은지 기자


#트럼프#성추행#의혹#가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