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모전단, 트럼프 방한 때까지 한반도 대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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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끝난 뒤에도 머물러… B-1B도 괌서 상시출격 태세
10월 말 한미 군사회담 잇달아 열려

미국이 최근 동해에 전개한 로널드레이건 핵추진 항모전단을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까지 한반도 인근에 배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같은 기간 괌에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도 상시 출격 태세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11월 7, 8일)을 앞두고 한반도 인근의 대북 군사대비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16일부터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로널드레이건 항모전단이 훈련이 끝난 뒤에도 한반도 인근 해역에 당분간 머물 계획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한미 해군은 20일까지 함정 40여 척을 동원해 동·서해상에서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 침투와 서북도서 기습 강점 등을 저지하는 훈련을 진행한다. 150여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유사시 대북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미 특수부대원들을 태운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도 참가하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로널드레이건 항모전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끝날 때까지 한반도 인근에서 북한의 도발 감시·대응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과 이달 중순에 한반도로 출격해 야간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B-1B 전략폭격기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전후한 북한의 도발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괌 앤더슨 기지의 B-1B가 상시 출격태세를 갖추고, 핵·미사일 도발 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잠잠한 북한이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지는 한미 외교안보의 ‘빅 이벤트’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군 수뇌부의 잇단 방한을 겨냥한 ‘대형 도발’로 이목을 끌고, 향후 대미(對美) 협상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힘겨루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달 27일과 28일에는 서울에서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연례안보협의회(SCM)가 각각 개최된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해병대장)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공군 대장)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열흘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한편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18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에 축전을 보내 중국과의 ‘당 대 당 외교’를 이어갔다. 축전은 “당 대회를 열렬히 축하하며 귀 당의 전체 당원들과 중국 인민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 “중국 인민은 지난 기간 중국 공산당의 정확한 영도 밑에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 위업 수행에서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였으며 우리는 이를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는 당 대회가 원만한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 등 세 문장으로 이뤄졌다. 2012년 당 대회 때와 비교해선 ‘조중 친선’이라는 문장이 빠지고 내용도 줄면서 다소 냉랭해진 북-중 관계를 반영했다. 다만 당 대회 기간엔 도발의 호흡을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황인찬 기자
#트럼프#한미훈련#b-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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