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스 공격 그만해” 트럼프에 화난 공화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2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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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자신의 골수지지자들로 가득 메워진 ‘러스트벨트’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의 대형체육관 코벨리센터를 찾았다. 트럼프의 트레이드마크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모자를 단체로 쓴 청중은 트럼프의 한마디 한마디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지자들 앞에서 입이 풀린 트럼프는 “취임 후 6개월 동안 우리만큼 많은 것을 이뤄낸 정부는 없었다”고 자신의 취임 6개월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음만 먹으면) 위대한 에이브러햄 링컨을 제외하곤 역사상 가장 대통령답게 행동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며 자신을 링컨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의 열기와는 다르게 러스트벨트 밖의 트럼프는 위기다. 공화당 의원들은 러시아 스캔들 조사와 관련해 트럼프와 갈등 중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고, 지지율은 끝없이 떨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5%를 기록했다. 14일 여론조사 지지율 42%에서 7%포인트 더 떨어졌다. 같은 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37%에 머물렀다. 일본을 방문 중인 제프 주커 CNN 사장은 27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유일하게 실현한 것은 미국 저널리즘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트럼프는 2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왜 세션스 장관은 제임스 코미(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친구인 앤드루 매케이브 FBI 국장 대행을 교체하지 않았느냐. 매케이브는 힐러리 클린턴(전 민주당 대선 후보) 관련 수사를 책임지고 있지만 부인이 선거에 나가는 대가로 엄청난 돈을 클린턴과 참모로부터 받았다”고 비난했다. 24일 세션스의 처지에 대해 “사면초가에 몰렸다”고 공격하고, 25일 “세션스 장관은 힐러리의 범죄에 대해 매우 약한(weak) 입장을 취해 왔다”고 비판한 데 이은 3일 연속 공개 비판이었다.

이에 상원 내 공화당 서열 1·2위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와 존 코닌 원내총무, 7선의 척 그래슬리 법사위원장과 밥 코커 외교위원장 등 상원의원 최소 17명이 “세션스를 신임한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 상원의원 중 ‘최고 어른’인 오린 해치(83·유타)는 25일 성명에서 “세션스를 완벽히 신뢰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최측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26일 NPR에 출연해 “세션스 공개 비판은 멈춰야 한다. 대통령의 최고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이 법무장관 해임이 급격한 정치·헌법적 위기를 불러올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집단 반발은 과거 동료 의원에 대한 우정의 표시 그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백악관 대변인실은 “대통령이 (세션스에 대해) 깊이 실망한 건 분명하지만 여전히 그가 법무부를 이끌기를 바란다”고 진화에 나섰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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