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캔들’ 열쇠 쥔 주미 러 대사 7월 귀국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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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매체 보도… 송별파티 일정도 잡아
일각 “美대선 개입 꼬리 자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여전히 뒤흔들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의 중심인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66·사진)가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미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 뉴스가 25일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키슬랴크 대사의 소환 계획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미국-러시아 기업위원회’는 다음 달 11일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키슬랴크 대사의 송별 파티 일정까지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시 소환이 아니라 본국으로 영원히 돌아가는 셈이다.

러시아가 키슬랴크 대사를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로 승진 발탁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깨고 본국 소환을 결정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때문으로 보인다. 키슬랴크는 지금까지 드러난 러시아 스캔들의 주요 장면에 대부분 등장했다. 이 때문에 그의 송환 결정이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선 개입 ‘증거인멸’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됐던 마이클 플린이 취임 직전인 지난해 12월 그와 대러시아 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보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정권 출범 25일 만에 낙마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역시 대선 때 그와 접촉한 사실을 숨겨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에서 배제되는 등 입지가 크게 위축되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지난해 12월 초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그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정권인수위와 러시아 간의 비밀채널 구축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와 수사 대상에 올라 있어 변호사를 물색 중인 상황이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키슬랴크 대사가 플린을 무너뜨린 뒤 세션스까지 위태롭게 만들었다며 그를 ‘워싱턴에서 가장 위험한 외교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트럼프#푸틴#러시아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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