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마디에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뉴 빅스비(New Bixby)’는 미국 차량공유서비스 ‘우버’를 실행했다. 2분이 채 지나지 않아 JFK공항으로 가는 운전자가 지정됐다. 기존의 AI 플랫폼에서는 “우버에서 택시 잡아 줘”와 같이 특정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지칭해 명령해야 했다. 뉴 빅스비는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에 해당하는 우버 앱을 찾아 예약, 결제까지 진행시켰다.
삼성전자가 뉴 빅스비의 핵심 전략으로 ‘파트너십’을 꼽았다. 기업 혼자만으로는 모든 서비스를 다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파트너십으로 그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뉴 빅스비의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개방해 앱 개발자들이 각자의 서비스에 빅스비를 접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빅스비라는 AI 플랫폼 안에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음식, 음악 등 모든 생활 영역의 서비스를 담겠다는 목표다.
9일(현지 시간) 이지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 전략그룹 상무(사진)는 미국 뉴욕의 하이엇 센트릭 타임스스퀘어 뉴욕 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여러 기업이 개발하는 AI 플랫폼은 검색, 음악 등 각자 집중하는 분야가 다르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트너사로서는 삼성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서비스를 더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날 이 상무가 뉴 빅스비에 “반포대교 날씨 알려 줘”라고 명령하자 뉴 빅스비는 알아서 용산구의 날씨를 검색해줬다. 파트너사는 구별 날씨 데이터만 갖고 있지만 뉴 빅스비는 반포대교가 용산구에 위치한다는 정보까지 처리할 수 있어 용산구 날씨를 보여준 것이다.
이 상무는 “뉴 빅스비는 파트너사가 보유한 정보와 사용자가 요구하는 정보를 최대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모든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도 뉴 빅스비의 AI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 파트너와의 협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AI 플랫폼 안에 많은 앱 서비스가 집적될수록 수집되는 데이터양이 많아지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타사보다 진화한 AI 플랫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이 AI 플랫폼 생태계 주도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빅스비 플랫폼 안에 다양한 서비스가 들어오면 이용자들의 편의성도 높아진다. 수많은 앱 중 어떤 앱을 써야 할지 소개해주는 역할부터 최종적으로는 앱 다운로드 없이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일일이 찾고 내려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뉴 빅스비의 대화 문맥 이해도가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예를 들어 ‘서울 용산구의 날씨는 어때’라고 물은 뒤 ‘강남구는?’이라고만 물어도 강남구의 날씨 정보를 검색해줬다.
사용자 데이터를 학습해 개인별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사용자가 프랑스 음식을 좋아한다는 학습이 된 뉴 빅스비는 “뉴욕에 갈 만한 레스토랑 있어?”라는 질문에 알아서 프랑스 레스토랑을 위주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이 상무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모든 가전 및 전자기기에 뉴 빅스비를 탑재해 언제 어디서 명령이나 질문을 해도 끊어짐이 없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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