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확장성 무궁무진… 폴더블 폰 등 수조원대 시장 열릴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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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시대’ 핵심소재 CPI에 선제적 투자한 SKC-코오롱인더스트리

SKC 연구원이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 실험을 하고 있다. CPI 필름은 유리처럼 표면이 딱딱하면서도 여러 번 접어도 
자국이 남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래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유리를 대신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SKC 제공
SKC 연구원이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 실험을 하고 있다. CPI 필름은 유리처럼 표면이 딱딱하면서도 여러 번 접어도 자국이 남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래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유리를 대신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SKC 제공
스마트폰을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접었다 펴는 폴더블(Foldable), 또는 휴지처럼 돌돌 마는 롤러블(Rollable)로 만들려면 꼭 넘어야 할 몇몇 장애물이 있다. 그중 하나가 전면의 ‘유리’다. 스마트폰 전면 보호 소재로 사용되는 유리를 접을 수 없다는 단점이 스마트폰 혁신의 걸림돌 중 하나로 꼽혀왔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시험판 폴더블 스마트폰 제조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투명 폴리이미드(CPI·Colorless Polyimide) 필름’이 주목받고 있다. CPI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딱딱하지만 수십만 번 접었다 펴도 흠집이 남지 않는 소재다. 이 때문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유리를 대체할 핵심 소재로 알려져 있다.

국내 업체 중 이 같은 흐름을 예견하고 선제적 투자를 한 기업은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다. 지난해 CPI 사업에 총 680억 원 투자를 결정한 SKC는 내년 7월까지 신규설비 도입을 마칠 계획이다. 내년 10월 본격 상업화를 시작하기 위해 막판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이후 세계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SKC 측은 “CPI는 폴더블 스마트폰뿐 아니라 투명 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아직 CPI 시장은 태동기에 불과하지만 곧 수조 원 단위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상반기(1∼6월) 경북 구미공장에서 CPI 양산설비 구축을 마무리짓는다. 투자 규모가 900억 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프로젝트다. CPI라는 새로운 시장을 일찍부터 선점해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기 위해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CPI 사업을 총괄하는 강충석 상무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미리 내다보고 가장 먼저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공격적 증설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추격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기술장벽을 구축해 CPI를 회사의 신성장 사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폴리이미드 필름(PI)은 황갈색을 띤다. 그래서 유색 PI 필름이라고도 부른다. 투명 PI를 만들려면 유색 PI 필름에서 색을 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둘은 구성 물질이 전혀 다르고, 제조 공정도 다르다. SKC 관계자는 “투명성뿐 아니라 CPI의 무게와 탄성도 중요해 실제 양산까지는 상당한 연구개발(R&D) 및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CPI 상업생산이 시작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작사들의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CPI가 딱딱하면서도 빛이 나는 듯한 유리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구현하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무게나 탄성, 기능 등은 실제 스마트폰에 적용해도 될 만큼 성장했지만 유리와 비교했을 때는 아직 ‘감성적인 면’이 부족한 상태라는 뜻이다. CPI 업계 관계자는 “SKC, 코오롱인더스트리 모두 CPI 장점을 유지하면서 유리 특성에 좀 더 가까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막판 담금질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시장 경쟁의 최대 화두가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 형태)였다면 내년부터는 화면을 접었다 펴는 폴더블폰이 실제 경쟁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320만 대에서 2022년 5010만 대 규모까지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스마트폰#폴더블#롤러블#c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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