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7년 市政에 대한 시민 평가, 압도적 경선 승리가 말해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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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 후보에게 듣는다]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시장 공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시장은 “경험 없는
 사람이 시장에 앉으면 ‘진짜 서울’의 모습을 파악하는 데만 4년이 흐르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시장 공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시장은 “경험 없는 사람이 시장에 앉으면 ‘진짜 서울’의 모습을 파악하는 데만 4년이 흐르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많은 정치인이 저한테 ‘한 일이 뭐냐’고 묻지만 정작 서울시민들은 알고 있어요. 시민들은 커다란 개발 구호보다는 ‘내 삶이 변하는’ 도시를 원해요. 저는 여기 집중했고, 또 집중할 겁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선에서의) 압도적 승리는 지난 7년간 시정에 대한 서울시민의 평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시장은 20일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득표율 66.26%로 결선투표 없이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돼 3선에 도전한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촌로 서울시장 공관에서 만난 박 시장의 얼굴은 홀가분해 보였다.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을 여러 번 했지만 구체적으로 답하지는 않았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경선에서 큰 득표율 차로 1위를 했다.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당원들께 감사하다. 경쟁 후보 박영선, 우상호 의원도 스타들이라 위협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다만 저의 시정 활동이 지켜봐 온 시민들의 피부에 가닿은 것이 표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당 내외 경쟁자들이 ‘특별한 업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개발을 위한 외형적 투자 요구가 많았는데, 이는 1970, 80년대 고속성장과 개발 시대에 통했던 논리에 불과하다. 감히 말하자면 내가 ‘도시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본다. 나는 그동안 8조 원대 채무를 감축하고, 4조 원대 복지 예산을 10조 원 이상으로 늘렸다.”

―관점을 바꾸면 한 게 많다는 취지인가.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몽준 후보가 ‘잠자는 서울을 깨우겠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시민들은 ‘이제 잠 좀 자자’였다. 시민들이 서울과 관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도서관, 공원, 힐링, 휴식, 교육, 생태 등이다. 우리가 일본 도쿄를 제치고 올 3월 세계적 권위인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은 것도 도시재생과 시민 참여에 힘쓴 덕분이다.”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많다.

“철학의 차이일 뿐이다. 오죽하면 프랑스 사회학자가 한국을 ‘아파트 공화국’이라 했겠나. 한 동네를 싹 밀고 아파트를 지으면 (그 지도자가) 멋있어 보이긴 하지만 시민 삶이 각박해진다. 최근 개통한 ‘우이신설선’에 상업광고를 없애고 발달장애인 등의 미술품으로 전동차를 채웠다. 앞으로 서울 모든 지하철에 상업광고 대신 문화예술 광고를 입힐 계획이다.”

―3선 도전으로 서울시장을 꿈꾸는 당내 차기 세대가 성장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장 자리는 ‘시장 본인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다. 중요한 건 서울시민이고 서울의 미래다.”

박 시장은 3자 구도로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결국 시민이 판단해줄 것이다. 경선에서도 많이 얻어맞았지만 가만있었다. 본선에서도 네거티브는 안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 인연이 있나.

“노동문제와 사회변혁을 위해 투쟁한 굉장히 열정적인 분이었다. (1986년경) 김 후보가 감옥에 있을 때 내가 변론해준 적도 있다. 김 후보가 한때 저에게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다. 다시 만날 그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정치인으로서 안철수 후보의 행보는 어떻게 보나.

“시민들이 평가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안 후보는 탁월한 학자로서, 의사로서, 기업가로서 기억하고 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양보’를 할 때 아름다운 인연이 있다. 제가 요청해서 아름다운재단 이사를 했고, 당시 프로그램이던 ‘착한 MBA’에 7번의 강연을 모두 와주셨다.”

―안 후보와 관련해 제기되는 ‘양보론’에 대한 생각은….

“안 후보가 ‘두 번 양보했는데 한 번은 성공했고 한 번은 실패했다’고 한 적이 있다. (웃으며) 성공한 게 박 시장이라고 하지 않느냐. 지금 안 후보와 나는 당도, 서 있는 위치도, 가는 길도 굉장히 달라졌다. 참 너무 애매한 관계가 됐다.”

―안 후보가 2강 구도로 보는데….

“글쎄…. 시민들의 판단과 인식에 달린 문제다. 시민들이 2강으로 볼지 1강으로 볼지, 3강으로 볼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제 시작 아니냐.”

―서울시장 후보로서 본인만이 가진 강점은….

“굳이 말하자면 ‘시대를 바라보는 눈’인 것 같다. 리더는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 정확해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미래를 보는 눈이 없었던 것 같다. 저는 지난 정부의 ‘박원순 제압 문건’에서 볼 수 있듯 중앙정부의 지원을 못 받고도 이렇게 잘했는데, 문재인 정부와 저는 ‘환상의 커플’이다. 앞으로 더 좋은 변화들이 있을 것이다.”

―3선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선이 시장 재임 기간 안에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코앞에 있는 선거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어떻게 먼 미래를 이야기하겠나. 대통령 임기가 1년도 안 지났는데, 다음 대선을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

―야당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특검을 도입하자고 한다.

“진선진미한 정부가 있을 수 있나. (중앙정부가 아닌) 서울시만 해도 언론과 야당이 있고 (서울시의회라는) 국회 기능이 있어서 비판과 피드백이 일상화돼 있다. 수사 중인 마당에 온갖 정치적 공세를 취하는 건 적절치 않다.”

장관석 jks@donga.com·김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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