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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한 번에 나무 8만6000그루 ‘싹둑’… 친환경 대선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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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한 번에 나무 8만6000그루 ‘싹둑’… 친환경 대선은 언제쯤

이미지기자 입력 2017-05-11 03:00수정 2017-05-1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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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기자의 에코플러스]무공해 선거, 실현될까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갑작스러운 보궐선거의 피해자는 국민만이 아니었다. 자연도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단 한 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수많은 자원이 소모되고 그 과정에서 여러 공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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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린다. 하지만 감상적인 비유와 달리 엄청난 돈과 인력이 들어가는 ‘돈의 전쟁’이기도 하다. 19대 대통령 선거에도 총 3110억 원의 국가 예산과 48만 명의 관리 인력이 동원됐다. 강원 태백시의 한 해 예산, 제주 제주시의 전체 인구에 맞먹는다.

많은 돈과 사람이 투입된 만큼 선거로 소모되는 자원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공해도 엄청나다.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해 실제 꽃과 나무, 자연이 희생되는 셈이다.

○ 30년 된 나무 8만6000그루 사라져

종이는 선거 기간 소모되는 대표적인 자원이다. 4200만 유권자의 투표용지를 모두 쌓았을 때 높이는 무려 4248m. 백두산(2744m)과 한라산(1950m)을 합친 높이에 육박한다. 선거벽보는 8만7607곳에 붙여졌는데 총 122만8276장에 이른다. 한데 모으면 그 넓이가 70만856m², 잠실야구장 면적의 50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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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들이 만들어 각 가정으로 보낸 책자형 선거공보는 일반 유권자용 3억600만 부, 시각장애 유권자용 점자형 선거공보 94만 부다.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이경희 등 후보 4명은 총 9000만 부의 전단형 선거공보도 만들어 투표안내문과 함께 보냈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19대 대선 기간 사용된 종이는 총 5000여 t. 30년 된 나무 8만6000그루를 베어야 충당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서울시 전체 가로수(30만 그루) 3그루 중 1그루가 선거 한 번으로 사라진 것. 장성한 나무 한 그루가 연간 6kg이 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을 감안하면 500t 이상의 온실가스도 추가로 발생한 셈이다.



○ 후보 현수막은 미세먼지 유발자

3491곳 읍면동마다 1개씩 달 수 있는 홍보 현수막.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등 주요 후보 5명이 모두 달았다고 추정하면 그것만도 총 1만7455개다. 현수막(규격 10m² 이내)과 각재(30cm×30cm×1200cm) 무게를 더하면 무게는 약 1.5kg이다. 선거 뒤 현수막 폐기물만 26t에 달한다는 뜻이다.

나일론으로 만든 현수막은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 전량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그 처리비용(시세 t당 20만 원)만 약 520만 원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소각할 때 나오는 다량의 대기오염 물질이다. 목재, 플라스틱 등 고형폐기물을 태우면 미세먼지는 물론이고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같은 미세먼지 2차 생성물질과 다이옥신 등 1급 발암물질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오염 하면 선거 기간 동안 후보들이 타고 다니는 유세차량을 빼놓을 수 없다. 후보 한 명당 이용 가능한 법정 유세차량은 340대. 완주한 후보가 13명이니 지난 선거 기간 하루 최대 4420대가 추가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뜻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유세차량은 화물차 등 경유차다. 더불어민주당은 5t 트럭 5대, 2.5t 11대, 1t 290대 등 306대, 국민의당은 5t 트럭 2대, 3.5t 14대, 1t 270대 등을 경유차로 쓰고 있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승용·승합경유차 대 화물·특수경유차의 비중은 각각 62 대 38이지만 미세먼지 배출량 비중은 30 대 70이다. 단순 계산하면 화물·특수경유차가 승용·승합경유차의 4배 수준의 미세먼지를 뿜는다는 뜻이다. 수도권 미세먼지 양의 29%, 전국 미세먼지의 11%가 경유차에서 나오는 것을 감안할 때, 선거 기간 유세차량이 미세먼지 발생에 적잖이 기여했을 거라 짐작할 수 있다.

○ 친환경 선거 대안 내놔야

환경단체들은 선거공보와 현수막 등 온라인 홍보물로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은 점차 줄여 가야 한다고 말한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집으로 오는 한두 장짜리 선거공보는 나도 안 본다. TV 토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대략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당 제작비용이 10만 원에 이르는 현수막도 그만한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환경공약도 중요하지만 공보·현수막을 줄이는 등 선거 과정에서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모범이 되는 후보에게 더 진정성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도보 유세로 화제를 모은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3무(無)공해 유세’를 내세운 유 후보는 화물차를 28대만 운영하고 나머지 유세차량은 승용차나 경차를 이용했다. 자전거 유세단을 발족하기도 했다.

쓰고 난 현수막을 장바구니나 마대로 재활용하는 등 선거 폐기물을 현명하게 처리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 다음 선거에서는 보다 친환경적으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후보를 볼 수 있을까.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선거#선거 현수막#친환경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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