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겨울 파도를 즐기는 사람들, 윈터서퍼(Winter Surfer)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11일 1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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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강원 양양 죽도해변
3일 강원 양양 죽도해변
겨울 바다. 한여름 붐비던 인파가 빠져 파도만이 외롭게 지키고 있어 쓸쓸한 이미지로 그려지곤 합니다. 낭만을 좇아 겨울바다를 보러 갔다가도 막상 불어오는 세찬 바람에 못 이겨 금세 따뜻한 곳으로 발길을 돌린 경험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겨울 차디찬 바닷물에 들어가 계절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강원도 윈터서퍼(Winter Surfer)들의 마음을 양양군서핑연합회 이승대 회장을 통해 들어봤습니다.

Q.우리나라에 겨울 서핑이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A. 2000년도쯤 겨울바다를 찾아 서핑을 즐기는 마니아층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그즈음 크리스마스를 색다르게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에 스키장 대신 겨울바다로 들어가게 됐죠. 그런데 한겨울에도 불구하고 물속이 생각보다 춥지 않은 것을 알게 된 뒤로 쭉 겨울서핑을 즐겨오고 있습니다.

Q.겨울에 핫(hot)한 곳은 어디인가요?
A. 겨울은 북동풍이 만든 스웰(큰 파도와 너울)이 강원도 및 동해안으로 들어오는 계절입니다. 강원도 양양군의 죽도해변 서핑 스폿에는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라고 해도 주말이면 100여명의 서퍼들이 바다에서 파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Q.서핑보드 외에 필요한 장비는 무엇인가요?
A.낮은 수온과 겨울바람에 잘 버틸 수 있는 복장이 제일 중요합니다. 한겨울 강원도에서 서핑을 하려면 두께 5mm이상의 웨트슈트(wet suit)와 후드, 장갑, 부츠 등을 착용해야만 저체온증을 막을 수 있습니다.

Q.그래도 춥지 않나요? 한겨울에 굳이 추운 바다로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일반적인 스포츠는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시작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서핑은 본인 의지 외에도 파도가 도와줘야만 할 수 있는 스포츠죠. 늘 파도에 목이 말라있는 서퍼들은 큰 파도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로든 여행을 떠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사실 물속에 들어가 있어도 추워요^^.

Q.파도가 무섭지는 않나요?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은 없었나요?
A.서핑을 오래 했지만 큰 파도에 대한 두려움은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네요. 막상 입수 직전에 성난 파도를 마주할 때면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이 겨울이 선물하는 파도와 서퍼의 열정이 만나면 충분히 즐기며 서핑을 할 수 있습니다.

양양=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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