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불편하게”… 돌출형 인도-요철포장 대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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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중심 교차로 만들려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교통안전 정책의 초점은 차량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설치된 교통섬의 실효성과 안전성을 꼼꼼히 따져 개선하거나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교통섬을 그냥 없애도 안 된다. 묻지 마 철거는 보행안전이라는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우선 꼽히는 대안은 우회전 차로를 없애는 것이다. 교통섬과 인도를 합치는 것. 그만큼 보행자를 위한 공간이 늘어난다. 우회전 차량은 곡선주행에서 직각에 가깝게 돌아야 한다. 운전자가 불편해지는 만큼 차량의 속도는 줄어들고 보행자 사고 위험도 감소한다.

‘돌출형 인도’도 있다. 단순히 우회전 차로를 없애는 것보다 차량을 조금 더 불편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만큼 보행자는 안전해지고 편해진다. 보행자가 횡단보도 보행신호를 기다리는 공간이 차도 쪽으로 일부 돌출된 걸 말한다. 우회전 반경이 직각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횡단보도 주변 보행공간은 1개 차로 면적만큼 튀어나와 운전자는 보행자를 쉽게 볼 수 있다.


우회전 후 차로가 넓어지는 경계 지점은 택시 승차대 등 주차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보행자는 보행공간이 돌출된 만큼 길을 건너는 거리가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현재 차량 통행량이 많은 미국은 뉴욕, 보스턴 등 대도시에서 돌출형 인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교통섬을 낀 우회전 차로의 노면을 거칠게 하는 ‘요철포장’, 횡단보도 높이를 높여 보행자가 운전자 눈에 잘 띄게 하는 ‘고원식 횡단보도’가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교통섬이 바뀌거나 사라지면 우회전 차량의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행자 교통사고 우려를 줄일 수 있다. 운전자에게도 더 안전한 교통 환경이 주어진다. 김상옥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40%가 보행자라는 현실에서 보행자를 위한 교통시설 도입은 충분히 사회적 합의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교통섬#우회전#돌출형 인도#요철포장#보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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