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민이가 내 恨 풀어준다면…” 삼촌 최희동 감독 오랜 숙원 풀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31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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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내 한을 풀어주면 그것보단 좋은 건 없겠죠.”

최희동 금산인삼첼로 감독(44)은 31일 투르 드 코리아 2018 2구간에서 종합 1위를 지킨 최형민(28·금산인삼첼로)을 흐뭇한 얼굴로 지켜봤다.

최 감독과 최형민은 삼촌-조카 사이다. 만약 최 감독이 없었다면 사이클 선수 최형민도 없었을 것이다.

최 감독은 1990년대 국내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이던 동아사이클대회에 6번이나 출전한 엘리트 선수 출신이다. 최 감독은 “개인 종합 2등, 3등, 4등, 5등, 6등을 골고루 다 해 봤다. 단 하나 못해 본 게 1등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2000년 대 초 지도자로 변신했다.

그의 조카인 최형민은 원래 수영 선수였다. 중2때 열린 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정도로 유망주였다. 하지만 중3때 슬럼프가 왔다. 최형민은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자 운동을 하기가 싫었다. 그대로 운동을 포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조키인 최형민의 재능을 눈 여겨 봤다. 특히 수영 선수로서 갖췄던 폐활량과 지구력을 높이 샀다. 최형민은 별다른 고민 없이 사이클을 타기로 했다. 고1때 사이클을 시작한 그는 고2때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형민은 이후 1위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4년 투드 르 코리아에서 개인 종합 2위를 했고, 올해 투르 드 타이완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등과 3등을 자주 했는데 유독 1위만 해보지 못했다. 올해 기회를 잡은 만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만약 최형민이 끝까지 옐로 저지를 지킨다면 자신은 물론 삼촌의 오랜 숙원까지 풀 수 있다.

영주=이헌재 기자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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