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대상 아닌 BMW 11번째 화재… “점검 확대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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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임실서 X1모델 불… 총 41번째
일각 “리콜대상 등 재검토해야”

BMW가 발표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차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을 둘러싼 소비자와 전문가들의 의구심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리콜 대상과 규모를 다시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전 4시 17분경 전북 임실군의 한 도로를 달리던 BMW X1 차량에서 불이 났다. X시리즈는 BMW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운전자는 차량이 덜컹거리는 것을 느끼고 차를 세운 뒤 보닛을 열자 엔진룸에서 연기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운전자가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소방서 추산 170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차량은 2012년 4월에 생산된 X1으로 BMW 리콜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 X1은 2012년 6월∼2014년 2월 생산분만 리콜 대상이었다. BMW에 따르면 리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은 BMW 차량에서 불이 난 것은 이번이 11대째다. 총 BMW 화재 건수는 41건이다.

이에 앞서 9일 오전 7시 50분 경남 사천 남해고속도로에서도 리콜 대상이 아닌 2011년식 BMW 730Ld에서 불이 났다. 당시 BMW코리아는 “문제가 되고 있는 EGR가 아니라 미세먼저 저감장치(DPF)에서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에 이번 연쇄 화재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화재가 잇따르면서 리콜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BMW는 연쇄 발화의 원인을 ‘EGR 냉각수 누수’라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많다. 2011년부터 생산된 문제 차량들이 왜 하필 올해 들어 이렇게 연쇄적으로 불타고 있는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왜 한국에만 유난히 화재 건수가 많은지 등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등 국내 전문가들은 BMW가 환경규제를 통과하기 위해 배기가스 관련 소프트웨어(SW)를 조작해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산차 업체들도 BMW 화재 사태의 불똥이 자신들에게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자사 디젤 모델에서 화재가 날 가능성이 있는지 사전점검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산차들도 주행 중 화재사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BMW처럼 동일 모델(520d)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지는 않았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디젤 차량 전반의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nabi@donga.com / 임실=김광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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