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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자료 반출 죄 안돼”…前연구관 압수수색 또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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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자료 반출 죄 안돼”…前연구관 압수수색 또 불발

뉴시스입력 2018-09-10 21:24수정 2018-09-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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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직 대법원 연구관이 재판 자료 등을 무단으로 반출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했지만 사실상 모두 기각됐다. 해당 연구관은 관련 자료를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지난 7일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을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유 전 연구관이 퇴임 시 가지고 나온 대법원 재판 자료 다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영장을 심사한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들 가운데 통합진보당 소송 관련 문건 압수수색 영장만 10일 발부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참여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다. 행정처가 통합진보당 지방의원의 지위확인 소송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할 경우를 상정하고 장단점을 검토한 문건을 받아봤다는 의혹 확인만 허가한 것이다.

박 부장판사는 “유 전 연구관이 대법원 재판자료를 반출, 소지한 것은 대법원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나, 죄가 되지 않는다”라며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 자료를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것은 재판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라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징용소송, 위안부 소송, 전교조 소송에서 법원행정처 문건이 재판의 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실관계 확정도 전인 압수수색 단계에서 어떠한 죄도 안된다고 단정하는 영장판사의 판단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판사의 판단대로 라면 ‘수사기관이 취득하면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는 것이고, 민간 변호사가 취득하는 것은 아무런 죄도 안 된다는 것’”이라며 “재판과 관련한 어떤 불법이 있더라도 수사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근거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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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제3자이자 이 사건 핵심 범행 주체였던 기관인 법원행정처가 압수수색에 참관해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자료를 더 보강해 압수수색영장을 다시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박채윤씨 특허 소송 관련 보고서가 청와대에 전달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이었다. 이 문건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법원 재판 자료 다수가 반출된 사실을 확인, 지난 9일 유 전 연구관을 공개 소환 조사했다.

유 전 연구관은 검찰 조사에서 박씨 특허 소송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유 전 연구관 측은 ‘윗선’의 지시를 진술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특허법원으로부터 상대방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의 수임내역 등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전혀 관여한 바가 없고 소관업무 자체가 아니다”라고 변호사를 통해 전했다.

또 “통진당 사건과 관련해 해당 문건을 대법관이나 담당 연구관에게 전달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고 이 내용은 대법원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행정처는 유 전 연구관이 관련 자료들을 파기했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행정처는 이날 기자단에 메시지를 보내 “유 전 연구관은 이날 오후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된 다음 새로운 압수수색영장 청구가 기각된 뒤 출력물 등은 파쇄 했고, 컴퓨터 저장장치는 분해해 버렸다‘는 등의 취지로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유 전 연구관에게 다시 전화해 이런 사실을 검찰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한 뒤, 이날 오후 8시10분 무렵 검찰에 통화의 자세한 경위와 내용을 알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양승태 행정처가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소송과 관련해 법리 검토를 한 ’메르스 사태 관련 국가배상 책임 등 검토‘ 문건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양승태 행정처가 청와대 요청을 받고 관련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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