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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기밀문건 유출’ 영장 기각되는 사이 ‘증거인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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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기밀문건 유출’ 영장 기각되는 사이 ‘증거인멸’

뉴스1입력 2018-09-10 21:23수정 2018-09-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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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대법원 입장서 죄가 아니다”며 영장 또 기각
앞서 기각뒤 문건 파쇄돼…檢 “엄정한 책임 물을것”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 농단’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모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News1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재직 시절 취득한 대법원 기밀 문건을 퇴임 후에 사적으로 보관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법원이 검찰 수사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법원이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한 사이 유출된 기밀문건은 대부분 파쇄되거나 컴퓨터 파일은 복구가 불가능하게 파괴돼 사실상 법원이 증거인멸을 방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지난 7일 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인 유모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52·사법연수원 29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했으나 법원이 10일 이를 사실상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 전 부장판사가 대법원 재판 자료를 반출·소지한 것은 대법원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부적절한 행위이나 죄가 되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또 “유 전 부장판사가 반출·소지한 자료를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기관이 취득한 것은 재판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며 “징용소송과 위안부 소송, 전교조 소송에서 법원행정처 문건이 재판의 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라고도 했다.

박 부장판사는 유 전 부장판사가 김모 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현 수석연구관)으로부터 통진당 소송과 관련해 받거나 작성한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만 허용했다고 한다. 다만 압수수색 시 법원행정처 관계자 참여 하에 컴퓨터에 해당 사건번호를 검색해서 나온 내용만을 허용하도록 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안은 실정법 위반으로 수사돼야 할 사안이지 ‘대법원의 입장에서만’ 부적절한 행위 아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절도, 정보통신망법위반, 공무상기밀누설, 공공기록물법위반, 형사사법절차촉진법 위반 등 형사처벌 대상 여부를 가리기 위한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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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영장판사의 판단대로라면 ‘수사기관이 취득하면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는 것이고, 민간 변호사가 취득하는 것은 아무런 죄다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미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은 불법반출로 이뤄진 것이고 수사는 그 진실과 책임소재를 가리자는 것인데 어떻게 그런 순환논리로 수사를 무조건 막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이 법원행정처 관계자 참여하에 압수수색을 허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3자이자 이 사건 핵심 범행의 주체였던 기관인 법원행정처가 압수수색에 참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검찰은 유 전 부장판사가 무단반출한 자료는 무단 반출 범행뿐 아니라 통진당 소송 개입과 징용 소송 개입, 전교조 소송 개입,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김영채·박채윤 부부 특허소송 개입 등 다수 중대 혐의에 대한 주요 증거이므로 추가 수사를 통해 자료를 더 보강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비선 의료진’ 측 특허소송 관련 정보 보고서 확보를 위해 유 전 부장판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의 PC에 저장돼있는 재판검토보고서와 판결문 초고 등 대법원 재판 관련 기밀 문건으로 의심되는 파일을 다량으로 발견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즉각 해당 문건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때도 “공공기록물관리법위반죄 및 형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법원이 유 전 부장판사에 대한 영장을 잇달아 기각하는 사이 사실상 증거가 인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행정처는 이날 오후 6시쯤 유 전 부장판사 측에 ‘대법원에서 근무할 때 취득한 자료 등의 목록을 작성해 제출할 수 있는지’ 등을 문의했으나 유 전 부장판사가 ‘압수수색영장이 집행된 다음 새로운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기각된 뒤 출력물 등은 파쇄했고 컴퓨터 저장장치는 분해해 버렸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이 같은 사실을 검찰에 알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명의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러한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유 전 부장판사 측은 이날 자신이 전날 검찰 조사에서 ‘비선 의료진’ 측 특허소송 관련 비공개 정보에 대한 청와대 상납 관여 의혹을 부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본인은 특허법원으로부터 상대방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의 수임내역 등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전혀 관여한 바가 없고 소관업무 자체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2016년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통진당 사건 전합회부에 관한 의견(대외비)’ 문건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당 문건을 대법관이나 담당 연구관에게 전달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고 이 내용은 대법원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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