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났다하면… 낙하산 공공기관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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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지역난방공사 등 잇단 말썽
비전문가 ‘보은 인사’ 부작용… 코레일 자회사에도 ‘낙하산’ 포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임명된 공공기관들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공공기관에 비전문가를 ‘보은 인사’로 임명한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속철도(KTX) 강릉선 탈선 사고가 일어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산하 자회사에는 총 6곳에 13명의 여권 인사가 임명됐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취임 초부터 대표적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2기 의장 출신인 오 사장은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과 민주통합당에서 16, 17,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오 사장은 의원 시절에도 철도 관련 상임위원회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김정근 이충남 코레일 비상임이사도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에 있었다.

코레일 자회사들에도 ‘낙하산 인사’가 포진해 있다. 강귀섭 코레일네트웍스 대표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보좌관 출신이다. 코레일유통 이덕형 박윤희 비상임이사는 19대 대선 때 각각 선거 캠프와 외곽 조직(‘더불어포럼’)에서 활동했다. 코레일로지스의 김종옥 비상임이사와 권은찬 비상임감사는 서울 지역 구의원, 코레일관광개발 김두진 상임이사는 민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 출신이다.

자유한국당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 사장의 문책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레일 사장은 전문성 있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 탈선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김 장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수송관 누수사고 현장 보고 때 ‘웃음 보고’로 물의를 일으킨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도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황 사장은 한명숙, 이해찬 전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을 거쳤다.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는 이해찬 후보 캠프 공보업무를 총괄했다.

친형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최근 자진 사퇴한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도 3선 의원 출신이다. 최 전 사장은 고(故)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계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회장을 지냈다. 정치권에서는 태양광발전업체를 운영했던 최 전 사장이 수상태양광발전사업을 벌이는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맡은 것부터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낙하산 인사는 최근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지난달 문 대통령이 몸담았던 ‘법무법인 부산’의 사무장 출신인 송병곤 씨를 상임이사직에 앉혔다. 김현미 장관의 의원실 보좌관을 지낸 백모 씨도 최근 인천공항철도 기획본부장으로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야 best@donga.com·장원재 기자
#문재인 정부#낙하산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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