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中, 사드보복 등 美동맹 경제공격… 안보-산업 위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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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 합동 TF보고서에서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공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미국 동맹국에 대한 경제적 위협 행위를 자국 산업의 중대 리스크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경북 성주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했을 당시 중국이 한국에 가한 경제 보복을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했다.

미 국방부는 미국 제조업·방위산업 분야의 위험성과 취약점 등을 국가안보 관점에서 중점 분석한 ‘미국 제조업과 방위산업기지 및 공급망 복원에 대한 평가와 강화’ 보고서를 5일 발간했다. 140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국방부 주도로 만들어졌다. 백악관, 국무부, 상무부, 노동부 등 관계부처들이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조사한 결과물이라 향후 미국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미국의 산업 기반에 위험을 야기하는 주요 동력 중 하나로 경쟁국들의 산업정책을 선정했다. 특히 미국과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을 대표적인 위협세력으로 소개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몇 년간 중국이 비대칭적 무역 지배력을 지렛대 삼아 소프트파워(soft power·군사력 등 물리적 힘에 대응하는 개념)를 강화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 동맹국에 소프트파워를 투영한 대표적인 위협 사례로, 지난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한국에 가한 경제보복 행위를 첫손에 꼽았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의존도는 25%에 달하지만 한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의존도는 5%에 불과하다.

사드를 ‘미국 외교정책과 군사전략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한 보고서는 중국이 (성주에) 사드 배치 후 한국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경제 전투 캠페인에 착수했다(China undertook an aggressive economic warfare campaign)’고 평가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점점 심각해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임에도 중국이 이를 문제 삼아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위협했다는 점이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다수의 미국 동맹국이 중국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사드 보복 외에도 2009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때 필리핀산 바나나의 수입을 중단한 사건과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 때 일본에 대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사건, 대만에 대한 중국의 끊임없는 경제적 위협 등도 중국의 소프트파워 투영 사례로 적시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을 통해 얻은 흑자와 자국에 유리한 통화 정책 등으로 얻은 경제적 이득을 통해 “공격적인 무역과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같은 인프라 정책을 추구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스리랑카를 빚더미로 몰아 스리랑카 함반토타항의 운영권을 확보한 것을 거론하기도 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미국 국방부#사드보복#미국 동맹 경제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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