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경수 면전서 “새누리당 댓글기계 설명에 공감”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7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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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51) 경남도지사가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보고받을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드루킹 김모(49)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은 김 지사와 김씨가 지난 8월8일 특검 대질신문을 받은 이후 120일만에 법정에서 마주한 날이다.

김씨는 지난 2016년 11월9일 ‘산채’ 시연 당시 상황을 묻는 허익범 특별검사팀 질문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떠올렸다. 김 지사는 당시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느릅나무 사무실 산채를 찾아 미완성 상태인 킹크랩 작동원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는 ‘김 지사가 산채에 방문했을 때 문건을 브리핑하고 화면을 띄워서 같이 설명했냐’는 특검 질문에 “차례대로 (김 지사에게) 브리핑했다”며 “(브리핑 장소에 동석한 사람은) 파로스라든지 둘리라든지가 들어왔고, 하늘소라든지 서원 이런 사람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김씨는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당시 자리배치도를 그린 것에 대해서는 “이틀동안 25시간 조사를 받고 2시간 잔 상황이어서 그림을 거꾸로 그렸는데 김 지사가 앉은 자리가 문가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ㄷ’자 모양으로 탁자를 놓은 건 내가 항상 지시하는 부분이고 벽면에 칠판이 있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당시 자신은 벽면 바로 앞쪽에 서있었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특검이 ‘시연회 도중 킹크랩 극비 부분이 나오자 둘리 우모씨에게 스크롤을 멈추라는 제스처를 보냈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미완성인 상태의 킹크랩을 시연한 이유가 킹크랩 개발 이후 운영하는 것에 대한 김 지사 허락, 승인이 필요했던거냐’는 질문에는 “이런 큰 일 하면서 정치인 허락 없이 감히 진행할 수 있겠냐”며 “당연히 허락을 받기 위해 시연하고 허락을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극비’라고 표현한 이유에 대해서도 “당시는 박근혜 정권 시절이고, 문재인 후보가 17% 지지율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 야당 초선 의원을 데려다 놓고 어마어마한 탄압을 받을 일이 있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킹크랩을 만들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10월초에 송민순 회고록 문제가 터졌고, 선플에 밤낮없이 동원되니까 도저히 밤에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회원들이 나가 떨어지기 때문에 10월15일부터는 적극적으로 ‘안 되겠다. 만들어봐라’고 둘리에게 지시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지사에게 당시 새누리당 댓글 기계를 설명하고 대선을 이기기 위해서는 새누리당 댓글 기계 같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냐’는 질문에 “설명하고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댓글기계 설명에 관심가지는 모습을 보고나서 개발하기로 마음 먹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산채에 방문한 적은 있지만 시연회에 참석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하면서도 시연회 참석 정황을 묻는 취재진에게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 본 적도 없고, 사실관계도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지사 측은 이날 차분하게 김씨 증인신문을 지켜보면서 메모하는 등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에는 김 지사 측 변호인 반대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김 지사는 2016년 12월4일부터 지난 2월1일까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8800여개의 공감·비공감 신호 8840만1200여회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함께 김씨에게 경공모 회원 ‘아보카’ 도모(61) 변호사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도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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