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그림이 덩샤오핑보다 더 커지기 시작했다”…의미는?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7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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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마오쩌둥 일인독재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어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모습은 크게 나오는데 비해 덩샤오핑 동상은 맨 뒤에 작게 처리돼 있다. NYT 갈무리
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모습은 크게 나오는데 비해 덩샤오핑 동상은 맨 뒤에 작게 처리돼 있다. NYT 갈무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그림이 중국의 오늘이 있게 한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보다 더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이는 시진핑 개인숭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중국이 마오쩌둥 1인 독재로 홍역을 앓았던 문화혁명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NYT는 전했다.

위 그림은 중국 공산당이 최근에 제작한 그림으로,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작이다. 이 그림에 정작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의 동상은 뒤에 작게 나오는데 비해 시진핑 주석의 모습은 한가운데에 가장 크게 나온다. 이 그림은 중국 전국 박물관을 돌며 순회 전시되고 있다.

중국에서 공산 중국을 연 마오쩌둥과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에 가깝다. 그런데 시 주석이 덩샤오핑보다 더 크게 그려졌다. 이건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시진핑 우상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NYT는 분석했다.

◇ 시진핑 덩샤오핑 넘어서는 것 원해 : 덩샤오핑 이후 모든 중국의 지도자들이 덩샤오핑의 ‘적자’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이전 지도자들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자신이 덩샤오핑의 권위를 넘어서는 것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시 주석은 덩샤오핑이 낙점하지 않는 유일한 지도자다. 덩샤오핑은 생전에 장쩌민, 후진타오를 후계자로 낙점하고 세상을 떠났다. 시 주석은 덩이 낙점하지 않은 첫 후계자다.

이로 인해 시 주석은 덩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실제 그는 집권 이후 덩샤오핑 외교의 기본 방침인 ‘도광양회(빛을 감추어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를 뒤집고 미국에 맞서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또 국가 주석의 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함으로써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이는 덩샤오핑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던 집단지도체제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 시진핑 독주에 덩샤오핑 장남 일격 : 시 주석이 이같이 독주하자 덩샤오핑의 장남인 덩푸팡이 최근 “중국은 제 주제파악부터 해야 한다”며 시진핑 주석에게 일격을 가했다.

중국 장애인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덩푸팡이 지난달 장애인협회 모임에서 이같이 말하며 ‘중국몽’을 추구하고 있는 시 주석에게 대놓고 쓴소리를 한 것.

덩푸팡의 이 같은 지적은 중국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한편 중국몽이란 미명 아래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방법으로 패권을 추구하는 시진핑 정부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 시 주석 아버지도 우상화 : 시 주석은 자신의 우상화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아버지 시중쉰의 우상화에도 나서고 있다.

시중쉰은 개혁개방 초기, 개혁개방의 요람 광둥성의 공산당 당서기였다. 최근 시 주석의 아버지는 개혁개방의 근거지를 이끈 지도자로서 중국 공산당 선전화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덩샤오핑의 그림자를 지우는 방편으로도 쓰이고 있다.

심지어 중국 공산당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중국의 경제학자들의 출국을 금지했다.

‘마오쩌둥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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