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리 3차례 역임’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별세…향년 93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6일 2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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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에 걸쳐 인도 총리를 지낸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전 총리가 16일(현지 시간) 오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향년 93세.

인도 정치계의 거인으로 평가받는 바지파이 전 총리는 ‘정직한 정치인’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인도 정계 인사 중에서는 드물게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적이 없다. 정적으로부터 “나쁜 당에 속한 좋은 사람”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는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을 이끌고 1996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처음으로 총리직에 올랐다. 하지만 내부 불화로 연정이 붕괴되면서 총리직에 오른 지 13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1998년 총선에서 다시 승리해 총리가 됐다. 1999년 4월 신임투표에서 패배해 11개월 만에 다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같은 해 9월 총선에서 당을 승리로 이끌며 2004년까지 인도를 통치했다. 1942년 정계에 입문한 그는 1957년부터 약 40년간 하원의원을 지냈다.

그는 총리 재직 기간에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시장 개방, 경제구조 개혁 등을 추진해 오늘날 인도가 신흥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1998년 2번째 총리직에 오른 해에 5번에 걸친 2차 핵실험을 강행해 이웃 국가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는 인도가 1974년 첫 핵실험을 한 지 24년만이다. 이로 인해 미국, 캐나다 등 서방 국가의 경제제재를 자초하기도 했으며,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하는 명분을 제공하면서 파키스탄과 군사 경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1년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집권 후반부엔 오랜 시간 적대 관계에 있었던 파키스탄과 관계 개선에 힘썼다.

그는 유머가 넘치며 복잡한 문제를 간단하게 표현하는 연설로 청중을 사로잡았으며, 수준 높은 정치토론을 이끌었다. 시집을 출판한 시인이기도 했다. 2005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그는 2009년 뇌졸중을 앓은 뒤 의사소통이 어렵게 됐다.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으며, 딸을 입양해 딸의 가족과 함께 살았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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