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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시진핑 기사 댓글 올렸다고 계정폐쇄… 中 ‘숨막히는 검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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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시진핑 기사 댓글 올렸다고 계정폐쇄… 中 ‘숨막히는 검열사회’

구가인 기자 , 윤완준 특파원 입력 2018-08-14 03:00수정 2018-08-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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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언론 ‘위챗 채팅검열’ 실태 조명
최근 중국에서 상영이 금지된 미국 영화 ‘크리스토퍼 로빈’ 포스터(왼쪽 사진)와 중국판 유튜브 ‘유쿠’에서 돌연 삭제된 드라마 ‘진혼’의 한 장면. 두 작품 모두 검열에 대한 이유 설명은 없었다. 사진 출처 rottentomatoes.com
“이 계정은 영구 사용 금지됩니다. 악성 루머를 퍼뜨려 규정을 위반했습니다.”

중국인 차오모 씨(60)의 위챗(카카오톡과 유사한 중국 모바일 메신저) 계정은 최근 짧은 안내와 함께 폐쇄됐다. 차오 씨는 정치운동가나 반체제 인사가 아니다. 그는 계정 폐쇄 이틀 전 사회 이슈를 토론하는 채팅방에서 누군가 올린 ‘시진핑 초상화 먹물 투척’ 기사에 대해 “그래서 히틀러 사진에 먹물을 투척할 수 있냐?”고 답한 것을 떠올렸다. 지인과의 채팅은 물론이고 음식 배달과 결제까지 모두 위챗을 사용해 온 그에게 계정 폐쇄는 날벼락 같은 일이었지만 폐쇄의 정확한 이유는 여전히 모른다. 차오 씨는 “법을 어기지 않았지만 위챗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주변에 알리는 게 견디기 어려웠다”고 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차오 씨를 비롯한 위챗 이용자들의 사례를 전하며 중국 정부가 개인 간 채팅까지 검열하는 실태를 비판했다. 기술 진화로 위챗처럼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도 늘었지만 중국의 검열은 더 확대되며 치밀해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출판물부터 온라인 댓글까지 최근 중국 정부의 검열 및 삭제 대상이 늘었다고 분석한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모니터링해 온 홍콩대 언론·미디어 연구센터 푸징화(傅景華) 교수는 SCMP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사회를 뒤흔든 ‘가짜 백신 사태’가 확대되기 시작하던 지난달 22, 23일 백신 관련 댓글 1만 개당 평균 63개의 글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중국에서 비슷한 백신 문제가 벌어져 4명이 사망했을 당시(1만 개당 53개 삭제)보다 늘어난 수치다.

문화 콘텐츠 검열도 강화되고 있다. 얼마 전 곰돌이 푸가 등장하는 디즈니 영화 ‘크리스토퍼 로빈’은 중국에서 상영 금지됐다. 중국의 방송 미디어 감독기구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푸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와 관련한 패러디물을 우려했다는 해석이 많다. 2일 중국판 유튜브 ‘유쿠’에서는 18억 뷰를 기록한 SF 드라마 ‘진혼’이 갑작스레 삭제돼 논란이 됐다. 애초 이 작품은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원작 소설에 있는 동성애와 귀신 등의 소재를 없애고, 남성의 우정을 내세운 SF로 장르를 바꿨다. 중국 드라마 팬들 역시 검열을 피해 동성애라는 말을 쓰지 않고 ‘사회주의자 형제애’로 바꿔 불렀지만 결국 삭제됐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모두 중국중앙(CC)TV 뉴스만 보자”는 등 비꼬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정부 검열에 맞서 일부 시민은 그 나름의 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중국 정부가 미투를 검열하자 발음상 미투와 유사한 쌀(米)과 토끼(兎) 이미지나 이모티콘 등을 통해 미투운동을 벌인 게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블록체인이 새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 예로 미투나 백신 스캔들 고발자들은 암호화폐 이더리움 플랫폼에 글을 올리는 방법으로 검열을 피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광전총국은 지난달 31일 블록체인 기술 등과 관련한 암호학 연구기술전문가 등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꾀하는 과정에서 ‘이데올로기 통제 도구’로서 검열을 더 강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구글은 중국 검열 정책을 수용한 검색 엔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검열에 익숙한 다수의 중국 젊은 세대는 이에 맞서기보단 자기 검열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중국 베이징대 학자들이 베이징 거주 대학생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검열을 우회할 수 있는 도구를 조사자 측에게 제공받았지만 이를 이용하지 않았고, 이용한 학생들의 경우도 차단된 해외 뉴스 사이트는 검색조차 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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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검열#위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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