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인권이사회도 탈퇴… “反이스라엘 편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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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이란보다 이스라엘 결의안 많고 인권 탄압국 보호… 위선적 소굴”
유네스코 이어 유엔기구서 발 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유엔인권이사회(UNHRC) 탈퇴를 발표했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인권이사회가 인권탄압국들의 보호자가 됐으며, 정치적 편향의 소굴이 됐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이어 두 번째 유엔 기구 탈퇴다.

UNHRC의 3년 임기 47개 이사국은 지역별 안배에 따라 유엔 총회에서 선출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인권 문제가 제기돼 온 중국 러시아 쿠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이사국으로 선출돼 미국의 반발을 사곤 했다.

미국은 이날 UNHRC가 대량 학살을 저지른 콩고민주공화국을 이사국으로 승인하고,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인권 탄압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또 UNHRC가 이스라엘에 대해서만 70개의 인권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북한이나 이란 등에 비해 정치적 편향성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유네스코를 탈퇴할 때 내세운 이유 중 하나도 “(유네스코가) 반(反)이스라엘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UNHRC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속적이고 입증된 편견이야말로 비도덕적(unconscionable)이고, 수치스러운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 최고대표는 “놀랄 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실망스러운 소식”이라며 “미국은 (인권 문제에 대해) 앞으로 나아가야지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직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탈퇴는) 용기 있는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트럼프#이스라엘#유엔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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