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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도 그대로 보도… 성과 만족한 北, 대대적 선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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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도 그대로 보도… 성과 만족한 北, 대대적 선전 나서

황인찬기자 입력 2018-06-14 03:00수정 2018-06-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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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합의 이후]‘대미관계 새로운 시작’ 강조
노동신문 1∼4면 회담사진 33장… 트럼프에 ‘수뇌분’ 깍듯한 존칭
北, 회담전날 보도한 3개 의제… 공동성명에 그대로 포함돼
‘바깥세상’이 궁금한 北주민들 북한 주민들이 13일 평양 지하철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소식을 보도한 노동신문을 보고 있다. 노동신문은 13일자에서 “조미 관계의 새 역사를 개척한 세기적 만남”이라며 12일 정상회담 소식을 4개 면에 걸쳐 보도했다. 평양=AP 뉴시스
북한 매체들은 북-미 정상회담 다음 날인 13일 “조미(북-미) 관계의 새 역사를 개척한 세기적 만남”이라며 회담을 대서특필했다. 노동신문 1∼4면의 회담 사진 33장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있는 컷이 28장에 달했다. 북한이 이번 정상 간 첫 만남을 시작으로 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한편 회담 내용에 크게 만족하며 대내외 선전전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조미 수뇌분들’ 표현까지 사용

노동신문은 이날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조미 수뇌(북미 정상)분들이 화해를 향한 첫발을 내디디고 대화의 장에 마주 서게 되었다”고 전했다. 회담 성사 후에 주로 ‘조미 수뇌’란 표현을 써왔는데 이번엔 ‘분’이라는 존칭어가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란히 붙은 것이다.

북한이 이날 보도한 ‘싱가포르 수뇌회담 공동성명’도 전날 백악관이 공개한 영문 공동성명과 해석에 크게 이견이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가감 없이 성명을 그대로 전한 것은 북한 스스로 진정성을 보여주는 한편 관련 논란을 사전 차단해 대화 파트너인 트럼프 대통령을 감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매체들은 ‘적대 관계 청산’과 ‘새로운 시작’에 여러 차례 방점을 찍으며 북한 주민들에게 대미 관계에 일대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예고했다. 신문은 “과거의 역사가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우기도 했지만”이란 김정은의 단독회담 모두발언을 그대로 전했다. 또 ‘극단적인 적대 관계 끝장’ ‘적대적인 조미 관계에 종지부’ ‘새로운 조미 관계’ 등의 표현을 써가며 대미 노선의 전략적 변경을 공식화했다.

이런 북한의 태도는 김정은을 배려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대 국가 간 정상회담으로 격을 맞춰 대등하게 대해주고, ‘1분 산책’ 등 친교까지 연출한 것에 만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사전에 세운 목표를 완성했다는 평가도 있다. 노동신문은 회담 전날인 11일 “새로운 조미 관계를 수립, 조선반도(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 등 세 가지 회담 의제를 공개했는데 이들 의제가 시기와 방법 등이 더 구체화되지 않고 그대로 공동성명에 담겼기 때문이다.


○ 북한,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원칙’ 재확인

노동신문은 단독회담에 대해 “조선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도록 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실천적 문제들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누었다”고 전했다. 확대회담에 대해선 “새로운 조미 관계 수립과 조선반도에서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문제들에 대한 포괄적이며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전날 4시간 44분 동안 이어진 회담 일정 동안 비핵화 등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대화가 이뤄졌음을 보여준 것이다.

신문은 “(두 정상이) 비핵화를 이룩해나가는 과정에서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대하여 인식을 같이했다”고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비록 공동성명에는 담지 못했지만 비핵화 로드맵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홍 실장은 “CVID는 북한으로서는 비핵화를 ‘당하는’ 것이라 성명에 담기 힘든 표현”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김 위원장이 즉시 비핵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것’ ‘김 위원장이 모든 곳을 비핵화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록 성명에는 담지 않았지만 빠른 비핵화 행동에 공감대를 이뤘고, 김정은의 양해하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언급을 회견에서 했다고 볼 수 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노동신문#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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