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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식료품 판매기’에 미국이 분노로 들끓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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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식료품 판매기’에 미국이 분노로 들끓는 이유는?

뉴스1입력 2017-09-14 15:44수정 2017-09-1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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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식료품점 무너져 이민자 삶의 터전 위협
식료품점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 ‘간과’
구글 출신 폴 맥도날드와 애쉬워스 라잔(왼쪽)이 내놓은 무인 식료품 판매기 \'보데가\'(출처:보데가)
폴 맥도날드와 애쉬워스 라잔은 구글을 퇴사하고 스타트업을 차렸다. 그리고 무인 식료품 판매기 ‘보데가(BODEGA)’를 내놓았다.

건물이나 골목에 식료품 진열대를 설치하고, 앱으로 결제한 후 진열대 문을 열어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식료품 자판기인 셈이다.

스타트업 측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쉽게 설치할 수 있어 필요할 때 즉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보데가 (미 전역에) 10만 개가 설치되면 (누구든) 30m 반경 안에 식료품가게를 두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듣기엔 솔깃한 아이디어지만, 여론의 반응은 달랐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소셜미디어에서 사람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료품 자판기가 여론을 뜨겁게 달굴 정도로 비난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코드를 뽑아버리면 무용지물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과자처럼 상온 보관이 가능한 생필품은 살 수 있지만 계란이나 치즈 등 냉장보관이 필요한 제품은 구입할 수 없다는 점도 큰 맹점이다.

또 구글 출신이라는 배경으로 벤처 캐피탈로부터 수백만달러의 투자를 받아놓고 ‘고급 자판기’에 불과한 상품을 내놨다는 점도 분노를 폭발케 한 원인이다.
보데가의 로고가 고양이 모양이라는 점 때문에 네티즌들이 고양이를 내세워 무인 식료품 판매기 '보데가'를 비판하고 있다. (출처:인스타그램)

가장 큰 반감은 인간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나왔다. 우선 ‘보데가’는 지역 상권과 일자리를 파괴할 수 있다.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들은 대부분 식료품 가게를 시작으로 삶의 기반을 닦아나간다. 이민자들의 ‘구명조끼’와도 같은 식료품 가게를 파괴하는 건 무자비하고 냉정한 처사라는 비판이다.


특히 지역마다, 골목마다 제각기 다른 식료품 가게의 정취를 앗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뉴욕타임스(NYT)는 자판기와 골목 식료품가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human being)이라고 분석했다.

아침마다 가게에서 친절한 점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버터롤과 커피 한 잔을 사는 게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겐 결코 작지 않은 기쁨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식료품 가게에서 느끼는 작지만 소중한 행복. 이를 알아채지 못한 청년 스타트업 사업가의 대가는 컸다. ‘보데가’는 연일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며 비판을 받고 있다. 보데가의 로고가 고양이 모양이라는 점 때문에 고양이까지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스타트업 업체측은 결국 사과했다. 창업자 맥도날드는 “보데가에 대한 비판은 우리가 상상조차 못한 정도였다. 의도는 좋았지만, 신경을 건드린 건 분명하다. 불편했을 모든 분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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