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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 그 후]<6> 18년 성노예 두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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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 그 후]<6> 18년 성노예 두가드

20001001|워싱턴=최영해특파원 입력 2009-12-16 03:00수정 2016-01-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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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온 제이시 두가드 씨(뒤)와 어머니 테리 프로빈 씨가 재회 후 평온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습. 사진 출처 영국잡지 헬로
18년 동안 가족 품에서 떨어졌던 제이시 두가드 씨(29)는 요즘 가족과 한시라도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두가드 씨는 1991년 6월 11세 때 캘리포니아 주 사우스레이크 타호 마을의 집 앞에서 학교버스를 기다리다가 괴한에게 납치됐다가 18년 만인 올 8월 극적으로 구조됐다. 요즘 그는 외부 접촉을 끊고 평범한 일상의 삶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 18년 동안 딸을 찾았던 어머니인 테리 프로빈 씨는 두가드 씨가 잠시라도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

두가드 씨는 요즘 북캘리포니아의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중학교 교직원인 어머니 프로빈 씨와 자신의 두 딸 에인절(15), 스털릿 양(11)과 함께 살고 있다. 두 딸은 납치범 가리도가 두가드 씨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하는 바람에 낳게 됐다. 엄마와 딸, 손녀들은 서로를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이들의 대변인 격인 슐트 씨는 전했다. 두가드 씨의 양할머니인 조앤 씨는 “두가드와 엄마가 서로를 이해하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다”고 최근 한 잡지를 통해 말했다. 두가드 씨는 “가족들 품에 돌아와 너무 기쁘다. 가족들로부터 받는 무조건적인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요즘 두가드 씨를 가끔 방문하는 사람은 동생 샤냐 프로빈 씨(19)다. 두가드 씨가 납치됐을 때 갓난아이였지만 18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덧 대학생이 됐다. 하지만 18년 전 두가드 씨가 납치됐을 때 눈앞에서 괴한을 놓친 양아버지 카를 씨(61)는 어머니 프로빈 씨와 이혼했다. 두가드 씨는 아직 양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

어머니 프로빈 씨는 딸 두가드 씨와 손녀들이 하루 빨리 지난날의 악몽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심리치료를 함께 받고 있다. 심리치료사는 이들에게 함께 승마를 하도록 권유했다. 두가드 씨는 두 딸과 함께 말 타는 것을 즐긴다. 또 다른 문제는 두 딸의 교육 문제다. 이들은 납치범이자 아버지인 가리도의 뒤뜰에 텐트를 치고 살면서 학교를 가본 적이 없다. 납치될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두가드 씨도 더는 교육을 받지 못했다. 요즘 아이들은 수학과 영어를 가정교사에게서 배우고 있다.

경찰은 두가드 씨를 납치하고 감금한 가리도와 그의 부인 낸시(54)를 조사해 기소했다. 이들은 엘도라도 카운티의 한 감옥에 수감됐다. 죄목은 유괴와 상습 성폭행, 불법감금 혐의다. 두가드 씨의 법률 변호사인 스콧 씨는 “두가드 씨가 잘 협조하고 있으며 어떤 증언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가드 씨의 소재를 더 일찍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두가드 씨가 납치된 지 10개월 뒤에 두가드 씨와 닮은 아이를 오클리 시의 한 주유소에서 발견됐다는 제보가 들어왔지만 경찰이 늑장 대응하는 바람에 사건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던 기회를 놓쳤다는 기사가 한 지역 신문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1991년 11세 소녀이던 제이시 두가드 양이 납치됐을 당시 현지 신문에 보도된 기사.
두가드 씨와 가족들은 최근 대중잡지 ‘피플’에 자신의 근황을 담은 사진 몇 장을 공개했다. 베일에 가려진 생활을 조금이나마 알리면서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져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어머니 프로빈 씨, 동생 샤냐 씨와 함께 말을 타고 활짝 웃는 모습을 담았다. 프로빈 씨는 내년 봄 출간을 목표로 두가드 씨의 얘기를 담은 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두가드 씨는 이 책에 서문을 쓸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새 이름을 지어주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아이들을 돕기 위한 재단(the Jacy Dugard Trust Fund)도 만들었다.

한편 가리도는 감옥에서 손수 쓴 편지에서 “모든 사람에게 사과한다”면서도 두가드 씨와 그의 두 딸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가리도와 그의 아내 낸시는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두가드 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한때 가리도를 옹호하는 ‘스톡홀름증후군’을 보이기도 했다. 두가드 씨는 자신의 이름을 처음에는 앨리사라고 우겼고 가리도를 납치범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가리도는 아이들을 잘 대해주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해 경찰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최근 영화 제작자인 세인 라이언 씨가 이들의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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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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