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황사까지 ‘최악’…현지 활동 환경운동가 “중국 모래폭풍 재앙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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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8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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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황사까지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중국발 황사가 한반도 전역을 뿌옇게 뒤덮은 가운데, 중국에서 15년 넘게 환경운동가로 활동 중인 원영재 기후변화실천연대 대표는 지난 25일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성 허시(河西)회랑에서 거대한 장벽 모양의 모래폭풍이 나타난 것과 관련, “재앙 같았다”며 “중국에서도 이런 현상은 처음 봤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 대표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사람이 지나가는 것도 신호등에서 안 보일 정도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중국 통신사 중국신원왕(新聞網)은 25일 간쑤성 허시회랑에서 발생한 모래폭풍과 관련, “모래폭풍이 100m 가까운 높이의 모래벽을 형성해 도시로 접근했다. 황사가 해를 가리고 도시를 삼켜버렸다”는 주민의 말을 전한 바 있다.

원 대표는 “(중국 다른 지역도 모래폭풍의 영향이) 심했다. 어제(27일) 베이징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는) 500㎍/㎥ 이상 올라갔다”며 “500㎍/㎥ 이상 되는 날이 굉장히 많다. 특히 허베이성을 중심으로 해서 늘 500㎍/㎥ 이상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 기준 매우 나쁨(150㎍/㎥)의 3배 이상 수준.

원 대표는 거대한 모래폭풍의 원인에 대해 “중국 친구들도 사실 의아해하고 있다.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한)다”며 “어떤 황토 바람이 황하강 유역에서부터 같이 내려와서 맞부딪히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저도 몇 군데 문의를 했지만 사실은 여기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한반도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중국 위성이 굉장히 발달돼 있다. 기후, 기상도 변화가 한반도 쪽으로 오는 것들을 전문가들도 보고는 있지만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문제다. 그걸 인정하게 되면 모든 피해 배상까지 얘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알면서도 인정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증명을 해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연구자들의 과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도 나름대로 굉장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2015년부터 중국이 25년 만에 환경법을 개정을 했다. 친환경법인데 환경부의 권한을 굉장히 강화를 했다는 것”이라며 “환경 규제 항목도 굉장히 늘렸다. 또 여기서는 ‘환파라치’라고까지 얘기가 나오는데 신고제를 굉장히 권장한다. 베이징 같은 경우는 5부제라든가, 또 상하이나 베이징은 외지 차량을 출퇴근 시간에 통제를 해서 들어올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강하게 환경에 대해서 무관용의 원칙을 내걸고 있다. 환경의 저해 요인은 무관용이다, 누구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어떤 모토로 지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8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 등에서 황사가 유입되면서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등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일평균 151㎍/㎥ 이상)’ 수준까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는 오전 중에 심해졌다가 차츰 바람에 쓸려가 내일이면 해소될 전망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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