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수민족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 입력 2009년 7월 8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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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新疆) 우루무치 사태는 한 공장 근로자가 퍼트린 허위소문으로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바탕에는 민족간 뿌리 깊은 대립감정과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위구르족의 불만 등이 깔려 있다. 중국은 한족 외 55개 소수 민족을 끌어안기 위해 우대정책을 펴고 있으나 소수민족이 체감하는 피해의식과 상대적 박탈감은 뿌리가 깊다. 지난해 3월 라싸에 이어 이번 우루무치 사태로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은 큰 시련을 맞게 됐다.

●소수민족 우대정책 논란

중국에서는 최근 충칭(重慶)시의 한 한족 지방 공무원이 자신의 딸을 투자(土家)족으로 바꿔 베이징대(北京)에 입학 신청했다가 들통 나 합격이 취소됐다. 충칭 시는 민족을 위조해 입학 원서를 낸 31명의 입학을 취소했다고 7일 밝혔다. 대학입시 만점이 750점인데 소수 민족에게는 20점을 가산해 주는 우대정책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중국에서는 소수 민족은 '한 가구 한 자녀' 출생 제한을 받지 않는다. 허저(赫哲) 족 등 극소수인 소수민족은 출산 장려금을 받는다. 소수민족은 각 단위의 당서기는 못되지만 자치구 주석, 자치주 주장, 자치 현장 등을 맡는다. 인민대표대회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구 인구수도 소수민족은 적다. 17기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2987명 중 소수민족은 411명으로 13.8%다. 이는 전체 인구 중 소수민족의 9.4%(2005년 기준)보다 높다.

'중국 민족구역 자치법'에는 자치지역의 경제발전과 투자확대 등을 위해 별도의 감세가 가능하도록 했다. 심지어 형법이나 형사소송법 관련 조항에는 소수민족에게는 '양소일관(兩少一寬)'이란 정책도 있다. 이는 소수민족 범죄자는 '사형과 체포를 적게 하고(少殺少捕), 사건 처리에 일반적으로 관대하게 한다(一般從寬)'는 뜻이다. 한족 중에는 오히려 역차별을 당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상대적 박탈감과 민족적 자존심

이번 유혈시위가 발생한 우루무치의 1인당 평균소득은 2003년 9823위안에서 2007년 1만6860위안으로 70% 이상 늘었다. 지난해 8월 몇 차례 위구르족의 테러가 발생한 신장 제 2의 도시 카스(喀什)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장은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잇는 교통 요지로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신장의 발전에는 서부 대개발 등 정부의 지원도 한 몫을 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루무치의 위구르족 비율은 10%에 불과해 커가는 성장의 과실이 밀려드는 한족에게 돌아가는 것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953년 첫 인구조사 때 신장의 한족 비율은 6%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41%까지 높아졌다. 이번 우루무치 위구르족 시위대들이 요구하는 것도 분리독립보다는 보이지 않는 차별금지와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불만 등이 많다.

신장과 티베트는 1949년과 1951년 각각 중국에 편입되기 전에는 독립국가로 지낸 기간이 짧지 않다. 따라서 민족 언어 종교 등이 다른 중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분리 독립하겠다는 욕구도 없지 않다. 유화정책에도 불구하고 민족적 자존심이 휴화산처럼 자리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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