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쓰쓰미 회장“‘독도는 일본 땅’ 잘못된 주장”

  • 입력 2005년 3월 28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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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대나무 섬)라고 부르는데 독도에는 대나무가 하나도 없어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고 누가 뭐래도 한국 땅입니다.”

일본 내 한일 관계 관련 시민단체인 ‘평화와 화합의 모임’의 쓰쓰미 가즈오(提千恩·78·사진) 회장이 27일 자국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쓴소리를 날렸다.

쓰쓰미 회장은 총련, 민단 관계자들과 함께 남북한 교류를 위한 ‘원-코리아(One-Korea)’ 운동을 벌여온 지한파(知韓派) 시민단체 대표. 특히 태평양전쟁 때 일본에 끌려간 한국인 강제징용자의 유골을 수습해 한국으로 송환하고 위령제를 지내주는 일을 32년간 해 왔다.

최근에는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서 한국인 강제징용자의 참상을 담은 사진전을 연 데 이어 한국에서도 사진전 개최를 추진하기 위해 25일 방한했다.

쓰쓰미 회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독도 문제는 어장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보니 일본 정치인들이 선거전략 차원에서 이를 건드리고, 우파들이 뒤에서 바람을 넣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인도 사람인데 제대로 역사를 가르치기만 한다면 잘못된 주장을 함부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본인들이 근현대사에 대해 너무 교육을 못 받은 탓”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쓰쓰미 회장이 한국 강제징용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32년 전 TV에서 이들의 유골이 일본 내에 아무렇게나 묻혀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서부터. “일본에 끌려와 강제노동을 하다 죽었는데 유골조차 고향에서 쉴 수 없다니…. 두 번 죽어가는 것을 놔둘 수 없어 유골을 찾아 나섰어요. 일왕을 보좌하는 궁내청에서 근무한 집안 어른들의 반대가 심했지요.”

당시 외무성 보좌관으로 일했던 그는 정부 관계자를 설득하는 한편 일본 내 자원봉사자 및 한국 불교계 인사들과 손잡고 유골 수습작업을 시작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탄광 등지로 끌려간 강제징용자는 2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30만 명 이상이 영양실조나 낙반사고 등으로 사망했고, 그 유골들은 일본 내 3600여 개 사찰이나 신사(神社)에 흩어져 방치돼 있다.

주변에서 자신을 ‘한국병 환자’라고 부른다는 쓰쓰미 회장은 “우리 가문의 조상이 백제에서 건너온 도래인(渡來人)이라고 알고 있다”며 “그래서 그런지 처음 경주에 갔을 때 뭉클한 마음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털어놨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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