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만의 일 아니다” 中자본 리스크 경고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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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경제 중국發 먹구름]1분기 중화권 투자 20% 줄어
경기 악영향-일자리 타격 우려, “한국경제 전반 점검-대응 필요”

중국의 자본 유입이 사실상 멈춘 제주도는 부동산 건설업을 시작으로 빠르게 경기가 식고 있다. 한국 경제 전체가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의 금융긴축 및 금리인상에 따른 중국의 조치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주도로 유입된 해외 자본은 올해 상반기(1∼6월) 1억400만 달러(신고 금액 기준)에 그쳤다. 아직 상반기 실적이라고 하나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10억 달러 이상을 유치한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 한국에 유입된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투자 역시 전년 대비 20% 넘게 감소했다.

자본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제주도내 건설 현장 장비가 멈추는 상황은 통계로도 알 수 있다. 5월 제주의 주택경기실사지수(HBSI)는 50.0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국 평균(66.0)보다 16.0포인트 낮은 것으로 주택 건설사들이 실제로 느끼는 현장 경기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의미다.

건설업과 관련된 제주도의 건설허가 면적, 건축착공 면적, 건설수주액도 4월에 각각 전년 대비 ―35.0%, ―35.7%, ―18.3%의 감소를 나타냈다. 이미 제주도는 2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건설과 관련된 세 개 지표가 두 자릿수의 동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중국 자본과 건설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다. 두 가지가 함께 줄어들자 일자리 감소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제주도 취업자 수는 올해 2월부터 4개월 연속 줄어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400명 감소한 37만1400명을 나타냈다. 지난해 내내 70%를 넘던 지역 고용률도 올해 들어 68%대에 머무르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투자유치 국가를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로 다변화하고 관광개발 외 다른 산업을 육성하려고 시도하지만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중국의 대한(對韓) 투자 감소가 제주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만큼 경제당국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주도의 건설경기 하강과 고용 감소는 중국발(發) 투기성 자본의 유입과 중국 금융건전성 악화, 미중 경제 갈등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며 “한국 경제 자체가 처한 상황이 본질적으로 제주도와 비슷한 만큼 중국발 리스크에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 / 제주=강성휘 기자
#중국 자본#리스크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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