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방한 첫날 美선수단 응원… 北인권 개선 촉구 메시지 밝힐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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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방한 3박4일 일정은
스키종목 관전할듯… 직접 탈수도
탈북여성들과 면담도 검토… 직접적 대북 압박 발언 자제할듯

“평창에서 ‘진짜 이방카’가 한국인을 사로잡을 것이다.”

20일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사진)의 방한 효과를 이렇게 예상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방남 활동을 두고 “북한의 이방카가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인을 사로잡고 있다”고 한 것을 빗댄 것이다.

3박 4일간 한국에 머물 것으로 알려진 이방카의 일정은 스포츠와 인권 이슈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방카는 방한 첫날 평창에서 미국 선수단을 방문해 응원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여정이 고위급 대표단으로서 북측 선수단을 응원하고 예술단을 격려 방문했던 것과 비슷한 행보다. 다만 김여정이 옅은 미소와 도도한 표정으로 공개적인 발언을 아낀 것과 달리 이방카는 적극적인 발언과 제스처로 시선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악관은 이방카의 방한 기간에 평창 겨울올림픽 스키 종목 경기를 직접 관전하는 일정을 정부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광’인 이방카는 스키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체코 스키 선수 출신인 친모 이바나 트럼프의 영향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한 소식통은 “이방카가 슬로프에서 직접 스키를 즐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방카가 탈북 여성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북한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 김정은 정권 압박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아버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취임 첫 국정연설에 탈북자를 초청한 데 이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방한해 탈북자를 면담한 것과 같은 기조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박상학 북한인권단체총연합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 정부 인사로부터 탈북한 지 얼마 안 된 10, 20대 여성들을 (이방카 방한 시) 연결시켜 달라는 부탁을 최근 받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어 “미국 정부 관계자가 ‘이방카는 (탈북자에) 관심이 많다. 자신의 재단을 움직여 탈북 여성들을 도우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만남이 성사되면 이방카는 방한 첫날인 23일이나 24일 4, 5명의 탈북 여성을 만나 북한 인권 실태를 듣고 이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회식에 참석했던 펜스 부통령이 천안함을 찾아 북한을 ‘감옥 국가’라고 쏘아붙인 것과 같은 직접적인 대북 압박 발언은 자제할 듯하다. 정부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이 북한에 대해 ‘배드 캅(나쁜 경찰)’ 역할을 했다면 이방카는 상대적으로 ‘굿 캅(좋은 경찰)’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림픽 경기 관전과 폐막식 등 4일간의 일정 중 이방카에게 대북 정책과 통상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방카 방한 시 유력한 카운터파트로 꼽혔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방카 접대’엔 한발 비켜설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열릴 올림픽 폐회식에 불참하기 때문이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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