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쩐의 전쟁’서 공화당 압도… 하원 탈환 한발 앞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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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중간선거 정치기부금, 하원 경합 69곳중 50곳서 공화 앞서
소액기부는 공화의 3배 이상 모금… 공화는 외곽단체 지원에 기대
트럼프는 재선 모금 1억달러 돌파


11·6 미국 중간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하원 탈환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되는 민주당이 ‘선거자금 전쟁’에서 공화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상·하원의원 선거자금 모금액이 2010년 중간선거 때의 최고치를 넘어섰다. 435명 전원을 새로 선출하는 하원의원 선거에선 12억 달러(약 1조3485억 원)가 모금됐고, 3분의 1을 물갈이하는 상원의원 선거 모금액은 9억5000만 달러(약 1조673억 원)로 집계됐다. 2010년 중간선거 땐 하원과 상원의원 선거 모금액이 각각 10억 달러와 8억4400만 달러 수준이었다.

특히 경합으로 분류된 하원 지역구 69개(선거분석기관 쿡폴리티컬리포트 기준)에서 민주당 모금액이 2억5200만 달러(약 2800억 원)로 공화당(1억7200만 달러)을 크게 앞섰다. 69개 경합 지역구 중 50개에서 공화당보다 많은 정치기부금을 모았다.

1인당 200달러 이하의 소액기부 부문에서도 민주당이 공화당을 세 배 이상 앞서 ‘풀뿌리’ 민심이 민주당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하원 경합 지역구 모금액의 18%(4600만 달러)를, 공화당은 9%(1500만 달러)를 소액기부로 모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겠다는 민주당 지지층의 특수한 열정이 이 같은 소액기부 호조 흐름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주 등에서도 공화당보다 많은 기부금을 끌어모았다. 선거모금 전문가 밥 비어색은 NYT에 “돈만으로 선거를 이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민주당의 모금 호조는) 이기기 힘든 지역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선거분석매체 ‘538’은 민주당이 하원 435석 중 235석을 차지해 과반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 과반을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민주당은 상원을 둘러싼 ‘돈 전쟁’에서만큼은 이기고 있다. 상원의원을 노리는 민주당 후보들은 5억5100만 달러를 모았고, 공화당 후보들은 3억6800만 달러 모금에 그쳤다.

전통적인 정치자금 모금에서 밀리고 있는 공화당은 무제한 모금이 가능한 슈퍼팩(Super PAC·후보 외곽 지원 단체)을 통해 싸움의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공화당의 슈퍼팩인 ‘의회리더십펀드’가 이번 선거 기간에 1억3000만 달러 가까이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인 카지노재벌 셸던 애덜슨은 이 슈퍼팩에 50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이 중간선거 선거비용을 모으는 데 진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개인은 현역 대통령으로는 유례가 없는 빠른 속도로 2020년 대선자금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FEC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이후 선거자금으로만 총 1억600만 달러(약 1200억 원)를 모았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기 첫 중간선거를 맞았을 시점에 각각 410만 달러와 320만 달러를 모았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막대한 금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과는 다르게 취임 당일부터 사실상 재선을 준비하는 유세에 박차를 가한 것이 일찌감치 1억 달러를 모금한 비결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방송 인터뷰에서 재선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 100%”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유세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만 10차례 유세를 진행했고, 올해에도 이미 20차례 이상 전국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났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정치기부금#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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