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에 “중국산 ‘더러운 철강’ 관세 부과” 제안…韓에도 불똥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8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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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항에 철강코일 제품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2018.2.20 동아일보 DB
충남 당진항에 철강코일 제품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2018.2.20 동아일보 DB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7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에 중국산(産) 원료로 만든 이른바 ‘더러운 철강(dirty steel)’ 관세 부과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철강 수입을 제한하겠다는 취지지만 중국산을 사용한 한국과 일본 철강에도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이어 동맹 간 보호무역 논란이 다시 불거질 확률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EU에 ‘지속가능한 철강 및 알루미늄 글로벌 협정(GASSA)’ 제안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GASSA 제안서는 미국과 EU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친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외국 철강과 알루미늄을 수입할 때 추가 관세를 매기는 방안이 담겼다고 NYT는 전했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깨끗한 철강, 알루미늄 무역은 미국과 EU의 가장 중요한 논의 중 하나”라며 내년 컨소시엄 구성 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철강 알루미늄에 친환경 관세 부과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더러운 철강 수입을 제한할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본격화됐다.미국은 EU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친환경 철강 알루미늄 생산기준을 충족하는 국가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미국 EU가 높은 환경 기준을 제시하면 한국이 당장 이 기준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에 중국산 철강이 한국을 통해 우회 수출될 수 있다는 계속 제기해왔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중국산 철강 우회 수출 문제를 지적하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을 고율관세 부과 대상으로 지정했다. 한미 협상을 통해 한국은 고율 관세를 면제 받는 대신 2017~2019년 수출 물량 70%까지만 수출하도록 제한을 받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재협상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NYT는 “미국 철강 기업이 중국이나 정부 보조금을 받는 외국산 철강 알루미늄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초기 참여국에 한국 일본 등이 포함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동맹국이 동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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