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닝’ 경고에 한자만 병기…英대학 ‘뭇매’ 이유는?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17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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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외국학생 이메일에 치팅 의미 한자 ‘유비’(舞弊) 병기

컨닝하는 대학생 삽화© News1
컨닝하는 대학생 삽화© News1
영국의 리버풀 대학이 대학 내 외국학생들에게 보내는 ‘컨닝’을 하지 말라는 내용의 이메일에서 컨닝을 뜻하는 영어인 치팅(cheating)에 한자어를 병기했다가 ‘인종차별’ 학교냐며 뭇매를 맞았다. 다른 나라 단어들을 안쓰면서 치팅을 의미하는 한자어인 ‘유비’(舞弊)만을 같이 썼냐며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분노의 목소리가 높았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리버풀대의 학생 서비스 센터는 다가올 시험을 앞두고 컨닝 관련 규정과 처벌 등을 담은 이메일을 대학내 외국인 학생들에게 보냈다. 이메일에는 “치팅 행위(舞弊)로 적발된 학생은 0점 처리, 1년 정학, 또는 퇴학 등의 심각한 결과를 맞을 수 있다”며 치팅 뒤에 한자어를 함께 썼다.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나온 대학측의 답변은 사태에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중국 학생들이 영어 단어인 치팅에 익숙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어서 중국어로 번역된 단어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대학 측이 무책임하고 오만하며 차별적인 행동을 했다”고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1000명 이상이 서명하자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대학 측은 지난 15일 부총장의 사과 편지를 온라인으로 올렸다. 편지에서 부총장은 “이것이 유발한 불쾌함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대학이 중국 학생들에 대해 품고 있는 높은 존중감을 대표하는 행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사건으로 중국 웨이보는 들끓었다. 리버풀 대 졸업자라는 한 명은 “치팅하는 중국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전체 나라의 문제로 하다니. 말이 되나?”고 분개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중국 학생들이 자주 치팅 행위로 비난받는다면서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존경은 무(nothing)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좋은 행동으로) 얻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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