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청소년 스트레스 높으면 뇌세포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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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4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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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코르도바대 연구팀, 비교실험 통해 규명


10대~20대 중반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면, 우울증뿐만 아니라 아토피 등 면역질환에 걸릴 위험이 2배 높아지고, 학습에 관여하는 뇌세포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연구결과 나왔다. 이는 스트레스를 지속해서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의 분비량이 많아져 면역체계를 교란시키고, 뇌속 신경세포가 사멸해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점점 좁아지기 때문이다.

14일 아르헨티나 코르도바대 신경생리학과 에블린 코텔라 교수팀은 수컷 쥐 6마리를 스트레스를 받은 그룹과 대조 그룹으로 반반 나눠 2주간 실험을 진행하고, 이후 5주 뒤 혈액을 채취해 호르몬 분비량과 학습능력을 측정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집단은 1주일에 2번 비좁은 상자에서 다 같이 자게 하고, 하루에 2번 2시간씩 움직일 수 없는 상자에 가두고, 발에 전기충격을 가하는 등 다양한 스트레스를 줬다.

연구결과 학습능력을 측정하는 미로게임에서 활성화된 신경세포 수는 스트레스를 받아온 쥐들이 1mm²(제곱 밀리미터) 7개로, 14개인 대조 그룹의 절반에 그쳤다. 또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코스테론의 농도도 스트레스 쥐들은 1100ng/ml(1밀리리터당 나노그램)로 대조군의 500ng/ml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코르티코스테론은 평소에는 거의 분비되지 않지만, 미량만 분비돼도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많이 분비되면 몸의 면역체계를 교란시켜 아토피를 일으키고, 스트레스 조절 회로를 손상시켜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도 일으킨다.

아르헨티나 연구진이 사춘기 스트레스에 주목한 이유는 최근 코르티코스테론이 인슐린 등 호르몬의 분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사춘기 스트레스와 호르몬 분비의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코르티코스테론이 분비되는 과정을 밝혀낸다면, 청소년기에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치료제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결과 연구진은 스트레스로 인한 청년기 신경생물학적, 정신적 변화가 나이가 들어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추가 연구에서는 청년기 스트레스가 기억력 감퇴와 뇌의 노화를 촉진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실험을 이끈 에블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청년기 스트레스가 내분비계와 정신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입증한 증거”라며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건전한 취미를 통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신경심리약리학과 생물정신의학 학회지(Progress in Neuro-Psychopharmacology and Biological Psychiatry)’ 2019년 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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