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어리석어 양국관계 최악”… 러시아 “옳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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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상회담 직전 트위터에 글… “조작된 마녀사냥 탓 적대적 관계”
WP 등 “美에 책임전가한 러와 일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양국의 적대적 관계에 대한 책임이 미국의 어리석음에 있다고 비난해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푸틴 대통령과의 헬싱키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와 우리의 관계는 오랜 세월 미국의 어리석음과 우둔함, 현재의 조작된 마녀사냥 때문에 최악이 됐다”고 글을 올렸다. 러시아 외교부는 미국의 ‘어리석음과 우둔함’을 비판하는 트윗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리트윗하며 “우리도 동의한다”고 글을 올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언급은 푸틴과 그의 정부가 오랫동안 주장한 것과 일치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법무부가 러시아 정보요원 12명을 민주당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선거대책본부를 해킹한 혐의로 기소한 매우 어색한 시점에 월요일 트럼프와 푸틴의 회담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양국 간 긴장에 대해 러시아가 아닌 미국을 비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싱키로 떠나기 전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트위터에 “러시아가 수년간 저질러 온 죄악과 악행에 대한 응징으로 위대한 도시 모스크바를 받아온다고 해도 그건 충분하지 않고 추가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받아왔어야 한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의 많은 뉴스 미디어가 사실은 ‘인민의 적’”이라고 맹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미 언론을 ‘인민의 적’이라고 비판했는데, 당시 정치권에서 “전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적을 지칭할 때 쓴 용어”라는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은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예상되는 ‘빈손 회담’ 논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트럼프#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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