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받는데 하찮은 일만 해 우울증” 회사 상대 소송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4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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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자신에게 업무를 맡기지 않고 ‘전문 좀비’로 만들었다며 36만 유로(약 4억 7000만원)의 보상금을 요구한 남성이 있어 화제다.

최근 AFP통신,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향수 회사 ‘인터파퓸’에서 일하던 프레데릭 데스나르(44)는 회사에서 수 년간 단조롭고 지루한 업무만 한 것이 자신을 파괴했고 심각한 우울증을 가져왔다고 주장하며 2일(현지시간) 노동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자신이 ‘보어 아웃 증후군(boreout syndrome)’을 앓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업무 과다로 인해 극도의 피로감을 느껴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게 되는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과 반대되는 증상이다.

데스나르는 자신이 2010년부터 2014년 까지 일이 적거나 없었으며, 중요하지 않은 업무들을 담당해왔다고 밝혔다. 이후 2014년 9월 7개월 간의 병가를 마치고 복직한 후 해고됐다. 그는 회사에서 8만 유로(약 1억 600만원) 가량의 연봉을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데스나르는 “하루에 20~40분 밖에 일하지 않았다”며 “일하지 않고 월급을 받아가는 것에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회사에서 투명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데스나르의 변호인은 “침체된 취업시장을 생각한다면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었기에 그는 감히 회사에 불평할 수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사 측 변호인은 “데스나르가 그의 상황에 대해서 이의 제기나 불평이 담긴 이메일 한 통 조차 보낸 적 없었다”며 건강에도 이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전에 노동당국에 ‘업무가 과도하다’는 진정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며 “그가 ‘전술’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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