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수 “일본인은 윤봉길 의사 교과서에 싣고 배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8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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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뮌헨의 맥주공장에서 시한폭탄으로 히틀러를 암살하려다 실패한 가구 직공 게오르그 엘저의 이름을 딴 도로, 공원, 광장이 현재 독일에 48개에 이른다. 독일 고교 역사교과서에도 엘저에 대해 '용기 있는 저항 운동을 실행했다'고 서술돼 있다. 일본 교과서가 윤봉길을 무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무라 미쓰아키(田村光彰) 일본 호쿠리쿠(北陸)대 교육능력개발센터 전 교수)

1932년 윤봉길 의사는 중국 상하이(上海) 훙커우(虹口) 공원에서 침략의 원흉인 일본 지도자들을 향해 폭탄을 던졌다. 오늘날 일본에서 윤봉길은 잊혀졌지만 일본인들이 윤 의사에 대해 배우고 그를 저항투쟁가, 독립운동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인 교수에 의해 제기됐다.

다무라 전 교수(66·유럽지역학)는 윤봉길 이봉창 의사 의거 80주년을 맞아 29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국제학술심포지엄 '한국독립운동과 의열투쟁'에 참석해 '윤봉길 의거에 관한 일본 측의 수용'을 주제로 발표한다. 독립기념관,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가 주최하는 행사다. 다무라 전 교수는 윤 의사가 순국한 이시카와(石川) 현 가나자와(金澤)에서 '윤봉길 의사와 함께 하는 모임'을 꾸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발표문에 따르면 다무라 전 교수는 일본 고교에서 사용하는 일본사와 세계사 교과서 가운데 윤 의사를 다룬 교과서가 한 권도 없음에 주목했다. 안중근 의사의 경우 고교 일본사 교과서 18종 가운데 17종, 세계사 11종 가운데 6종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사살 부분에 언급되는 정도다.

윤 의사가 일본에 알려지지 않은 원인에 대해 다무라 전 교수는 "일본사회에 침략과 전쟁의 책임에 대한 반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그 최대 원인은 천황이 아시아 여러 나라에 사죄하지 않고 전쟁 책임을 지지 않았던 점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1945년 이후 태어난 일본 사람들은 전쟁 책임이 없다고 하지만, 지금도 많은 나라에 남아있는 일본에 의한 전쟁의 참화, 방치된 고통, 전후 보상 문제, 유린된 인권에 대해 '전후 책임'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신성미 기자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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