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보안당국 “사고현장에 알카에다 흔적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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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송유관 폭발

예멘 보안당국은 이번 송유관 폭발사건이 예멘 검사들이 미국 태생의 급진적인 이슬람 성직자 안와르 알 알와키를 ‘폭탄소포’의 배후로 지목한 지 몇 시간 만에 발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보안관리는 “사건현장에 알카에다의 흔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알카에다가 한국 송유관을 노렸을까. 일단 예멘 당국이 알와키를 기소한 데다 대대적인 알카에다 소탕작전을 벌인 데 대한 보복으로 송유관을 공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알카에다를 적대시하는 미국을 돕고 있는 한국을 겨냥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일부 나온다.

폭발 발생 직후 한국석유공사는 “중동지역에서 송유관 폭발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테러 가능성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지만 알카에다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는 외신이 전해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사 관계자는 “진짜 알카에다의 소행이 맞는지, 맞다면 왜 했는지는 공사로서 파악할 방법이 없다”며 “현재로서는 피해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사건이 발생한 4광구 외에도 현재 예멘에서 16광구, 39광구, 70광구 등의 유전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폭발사건이 발생한 예멘 4광구는 2007년 7월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예멘석유공사(YICOM)와 공동 운영계약을 체결하고 운영을 시작한 곳이다. 당시 공사 컨소시엄은 YICOM과 50 대 50의 지분 계약을 했으며 컨소시엄에는 석유공사 외에도 현대중공업 한화가 참여했다. 인수가격은 1000억 원가량.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밝힌 이 광구의 예상 매장량은 약 2억5000만 배럴 규모였다.

인수 직후만 해도 정부는 “예멘 4광구는 인접 광구와 연계 개발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4광구는 실적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당초 일일 5000배럴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예측량의 0.5%가량만 생산되고 있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 10명의 석유공사 직원이 현지에 나가 있다. 밤늦게 갑작스러운 폭발 소식이 전해지자 석유공사는 충격 속에서도 분주히 움직였다. 공사는 긴급 상황실을 운영하며 관련 정보 수집 및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사 측은 “폭발이 발생한 송유관은 평소에도 송유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며 “폭발에 따른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를 현재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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