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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PK 상륙작전’ 첫 성공… 부-울-경 3곳 모두 확보

박훈상 기자 , 유근형 기자 입력 2018-06-14 03:00수정 2018-06-14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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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6·13 지방선거]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광역단체장을 배출하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그토록 부수려고 했던 지역주의의 벽을 깨는 데 성공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 창원=박영철 skyblue@donga.com
13일 오후 6시 정각.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40.1%)를 16.7%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창원의 캠프 사무실에 앉아있던 김경수 후보가 주먹을 불끈 쥐고 치켜들었다. ‘해냈다’는 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김경수 후보의 부인 김정순 씨는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지지자들은 ‘김경수, 김경수’를 환호했다. 같은 시간 김태호 후보 캠프는 침묵에 빠졌다.

그러나 오후 7시 30분 개표가 시작된 직후 이번에는 김경수 후보 캠프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한때 김경수 후보는 김태호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졌다. 김경수 캠프에선 “젊은층이 많이 거주하는 창원 지역 투표함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면서도 긴장감과 불안감이 뒤섞였다. 김태호 캠프에선 “자체 조사 결과 소폭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이대로만 간다면…”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후 10시 30분 개표율이 15% 선을 넘어서고, 김경수 후보 지지층이 모인 김해, 창원 지역 개표가 시작되자 김경수 후보가 3%포인트 이내로 김태호 후보를 맹추격했다. 20분 뒤 1%포인트 이내로 좁혀진 뒤 처음으로 김경수 후보가 앞서기 시작했다. 긴장감이 감돌던 김경수 캠프에서 다시 박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 뒤에도 50표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초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피 말리는 접전은 14일 0시 반을 지나면서 김경수 후보의 당선 쪽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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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PK(부산울산경남) 지역 권력을 처음으로 민주당에 넘겼다. PK 지역에선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 김두관 후보의 경남도지사 당선을 제외하면 한국당 계열 정당이 권력을 잡아왔다. 다른 사람도 아닌 지역주의 타파를 외쳤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 김경수 후보가 경남도지사를 차지하며 PK 정권 교체의 물꼬를 튼 것이다.

김경수 후보는 당선이 유력해지자 입장문을 내고 당선자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김 당선자는 “경남의 선택은 한국 정치에 주는 새로운 메시지이고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도민들에게 “여러분의 거대한 열망이 미래팀이 과거팀을 이기게 해주었다. 새로움이 낡음을 넘어서게 해주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당선자는 6번의 선거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김태호 후보와 공식 선거운동 전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줄곧 여론조사에서 앞서 갔지만 쉽지 않은 선거전을 치렀다. 경남도지사 선거가 문재인 정부 1년 평가 성격을 갖게 되면서 야당의 파상 공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은 이른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끝까지 파고들어 특별검사법까지 통과시켰다. 김 당선자는 한국당의 파상 공세를 정면 돌파하는 승부수를 택했다. 그는 야당의 드루킹 공세가 이어지자 “특검보다 더한 조사도 받겠다” “야당이 드루킹 공세를 펼수록 제 인지도만 올리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동시에 ‘홍준표-김태호’를 과거팀으로 규정하고, ‘문재인-김경수’를 미래팀이라고 주장했다.

김 당선자는 이번 승리로 친문(친문재인)계의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동시에 적지 않은 과제도 놓여 있다. 당장 드루킹 특검 조사가 시작되면 소환이 불가피할 수 있어 도정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편 김 당선자가 이끈 경남 지역 선거에서 민주당은 14일 오전 1시 현재 18개 기초단체장 중 창원 김해 양산 등 7곳에서 우위를 점했다. 2014년 선거에선 김해 1곳만 이겼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유근형 기자
#김경수#경남지사#6·1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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