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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백1440’ 생애 첫 성공… 세번째 金 점프

임보미기자 입력 2018-02-15 03:00수정 2018-02-1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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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숀 화이트, 8년만에 스노보드 왕좌 탈환
“해냈다” 숀 화이트가 14일 강원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3차 결선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평창=뉴스1
“다신 그 끔찍한 기분을 겪고 싶지 않았다. 금메달을 따려면 반드시 착지를 해야 했다. 나는 금메달을 정말 갖고 싶었다.”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쓰디쓴 눈물을 머금고 파이프를 떠나야 했던 숀 화이트(32·미국)에게 실수는 한 번이면 족했다. 4년 뒤 평창, 상황은 소치와 똑같았다. 이미 자신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어낸 경쟁자들을 꺾으려면 더 대단한 점프를 성공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화이트는 결국 자신의 인생 최고 점프를 평창 올림픽 무대에서 당당히 성공시켰다.

화이트는 “마치 데자뷔 같았다”고 했다.

“이기려면 착지를 해야 했다. 소치 때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다시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어 기쁘다. 내가 누구인지를, 내가 여전히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소치에서의 실패가 있었기에 오늘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세상을 얻은 것 같다.”

2018년의 밸런타인데이인 14일, 화이트는 스스로에게 초콜릿보다 더 달콤한 선물을 줬다.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올림픽 하프파이프 금메달리스트는 소치 ‘노메달’ 이후 8년 만에 기어코 금메달을 더하는 데 성공했다. 스노보드에서 올림픽 금메달 3개를 손에 쥔 건 오직 화이트 한 명뿐이다. 이날 메달로 그는 미국의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이 되는 행운도 얻었다. 소치 때 이미 금메달을 땄다면 100번째 금메달의 행운은 전날 우승한 클로이 김(18)이 될 뻔했다.

밴쿠버에서 2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 때만 해도 파이프에서는 그의 적수가 없었다. 당시 화이트는 이미 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자신이 개발한 ‘더블맥트위스트1260’(몸을 비틀며 3.5회전)까지 선보이는 여유를 부리며 여유롭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소치에서는 ‘YOLO플립’(캡더블콕1440·진행 반대 방향으로 회전축 2번 바꿔 4회전)을 들고 나온 유리 포드라드치코프(30·스위스)에게 제왕의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더블맥트위스트1260’은 이미 낡은 무기가 돼 버렸다.

숀 화이트가 지난해 11월 뉴질랜드 훈련 도중 ‘백투백1440’(2연속 4회전 점프)을 시도하다 추락해 62바늘을 꿰맨 뒤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하지만 화이트는 14일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이 ‘필살기’를 성공시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숀 화이트 인스타그램
평창에서의 설욕을 위해 화이트는 이를 바싹 갈았다. 그가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몸을 관리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테니스 슈퍼스타인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가 대동하고 대회에 나섰던 물리치료사 에스더 리도 그때 처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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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금메달 2개를 얻은 뒤 소치에서 화이트는 의욕이 바닥인 상태였다. 열정을 되찾기 위해 새로 팀을 꾸렸다. 자신이 선수 생활을 막 시작할 때 처음 봤던 J J 토머스를 코치로 영입했다. 토머스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선발전에서 열여섯 소년이었던 자신을 밀어내고 올림픽에 나가 동메달을 따왔던 사람이었다.

훈련은 늘 까마득한 후배인 토비 밀러(18·미국)와 함께했다. 화이트는 “나한테는 정말 별 것 아닌 뻔한 것을 정말 신기해하는 친구다. 함께 훈련하면 늘 나에게 기운을 준다”고 말한다. 토머스는 화이트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준비했던 소주를 꺼내 들어 축배를 올렸다. 그는 “업무를 다 마쳤으니 먹는 것”이라며 웃었다.

이날 결선에서 일본의 신성 히라노 아유무(20·일본)는 2차 시기에 이미 백투백1440(2연속 4회전)을 성공시키고 1차 결선 화이트의 기록을 2위로 밀어냈다. 올림픽 사상 첫 2연속 4회전 성공이었다.


히라노에게 대항하려면 남은 답은 딱 하나, 똑같이 백투백1440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이날 대회 직전까지 화이트는 실전은 물론이고 연습하는 동안에도 백투백1440 점프를 성공시킨 적이 없었다. 워낙 위험해 연습 때도 제대로 시도해 보지 않았던 기술이다. 지난해 11월 얼굴이 거의 절반으로 찢어지고 62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게 했던 바로 그 점프였다. 아직도 화이트의 이마와 입술에는 그때 남은 상처가 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화이트는 첫 점프부터 프런트사이드더블콕1440을 시도했고 곧바로 캡더블콕1440 점프를 연결했다. 자신의 생애 첫 2연속 4회전 성공이었다.

금메달을 확정한 화이트는 눈밭 위에서 오열했다. 그가 올림픽 무대에서 눈물을 보인 건 첫 금메달을 땄던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다시 이 순간을 느끼기 위해 지난 4년을 어떻게 달려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쏟아진 눈물이었다.

평창=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평창올림픽#숀 화이트#스노보드#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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