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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예정에 없이 펜스 찾아가… 대북 공조 ‘깊은 대화’

박정훈 특파원 , 문병기 기자 입력 2018-02-12 03:00수정 2018-02-12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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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文대통령 방북 초청]
쇼트트랙 동반 관람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를 관람하던 도중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게 손짓을 해가며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귀국길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북한 인사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 방북 초청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난감한 기류다. 백악관은 10일(현지 시간)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은 비핵화와 함께 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논평을 내놨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을 함께 이뤄야 한다. 이 두 가지는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을 상기시킨 셈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대북 군사옵션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는 김정은의 제의를 받은 문 대통령이 스스로 언급했던 그 ‘여건’을 만들어 나갈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마이크 펜스, “한미일의 대북 압박 공조 빈틈없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과거 두 차례와 달리 북핵이 완성 단계에 있기 때문에 회담 여건을 마련하기가 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미국에 이런 복잡한 상황을 설명하며 어떻게든 평창 모멘텀을 이어가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10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쇼트트랙을 관람하며 대화를 나눈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이는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과 경기를 관람하면서 다양하고 깊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김여정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 방남 결과를 설명하는 한편 한미 공조에 기반을 둔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주미 대사관 라인을 통해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에서부터 김여정 등에 대한 제재를 푸는 과정을 면밀히 조율해 온 만큼 남북 정상회담 역시 실시간으로 협의하며 회담 조건을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남북 대화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한미일 공조를 기반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끌어올릴 방침이다. 사흘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펜스 부통령은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 외교적으로 계속 고립시킬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한국, 일본은 빛 샐 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 야욕을 버리도록 압박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이뤄져야만 할 일들을 계속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 “북한이 문 대통령을 진퇴양난에 빠뜨렸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지 않은 채 우리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에 집착해 한미 동맹이 손상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전문 매체 액시오스는 “미국 재무부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를 예고한 시점에서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초대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제안을 달갑지 않게 보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번 초대는 김정은 정권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위해 ‘최대의 압박을 해 온 트럼프 행정부에 실망을 안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정부는 한국이 북한과 관계를 맺는 것을 말려 왔는데 이번 제안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군사 동맹인 미국으로부터 한국을 분열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문 대통령이 미국과의 의견차를 각오하고 정상회담을 추진할지, 한미관계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에 운명을 걸지 진퇴양난의 딜레마를 북한이 선사했다”고 썼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이 강하게 유지된다는 걸 전제로 북한에 대한 관여정책은 꼭 필요하다”며 “미국이 현 시점에서 남북 대화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관여정책은 북한이 핵 포기 등의 호혜적 의지를 보일 때 가능한 것인 만큼 그런 전제가 없는 한 제재의 강도를 낮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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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문병기 기자
#쇼트트랙#동반 관람#평창올림픽#문재인#펜스#북한#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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