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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햇볕정책 계승자… 트럼프 대북정책과 마찰 빚을 수도”

한기재 기자 , 이승헌 특파원 , 서영아 특파원입력 2017-05-10 03:00수정 2017-05-10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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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당선]“10년만에 진보세력 집권” 긴급 보도
개표방송 지켜보는 시민들 9일 광주 서구의 한 대형 가전제품 매장에서 손님들이 채널A의 19대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외신들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한국 대선 승리로 10년 만에 진보 세력이 집권하게 됐다고 일제히 타전했다. 이어 외신들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따라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가 급격히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문재인 대통령은 떨어지는 경제성장률, 부도덕한 기업, 그리고 북한 중국 미국 등 주변국과의 불확실한 관계 설정 같은 문제에 (취임하자마자) 즉각적으로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며 순탄치 않은 임기 초를 보낼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신들은 우선 문 대통령이 사실상 햇볕정책의 계승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미정책과 대북정책 변화에 가장 큰 관심을 나타냈다. 워싱턴포스트는 “문 대통령은 북한에 전면적인 압박과 제재를 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달리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어 한미 관계에 새롭고도 어려운 장(new and difficult chapter)이 열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은 “문 대통령이 한국이 더 힘이 강한 동맹국과 주변국을 상대로 자기 목소리를 더 내길 원하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로 초래된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를 선호한다”며 자신의 저서에 미국을 상대로 ‘노’라고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적은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어 “그의 당선은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복잡하게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CNN도 “(문 대통령은) 한국의 대북정책을 다시 짤 것으로 보인다. 평양과 대화의 문을 열고 (사드 같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방향에 큰 관심을 보였다. CNN은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지속된 ‘햇볕정책’의 강력한 지지자였다”며 노무현 정부에서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점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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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역시 “북한에 대한 한국의 태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 10년간 대북정책이) 강한 제재 일변도였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접촉을 늘릴 것”이라며 “제재와 고립으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은 (문 대통령의) 방식이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가디언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막은 개성공단과 인도적 물자 지원 등을 다시 열기 위한 북한과의 협상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들은 문 대통령의 재벌개혁 정책에도 관심이 컸다. WSJ는 문 대통령이 “한국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재벌기업을 상대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들의 불투명한 소유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 것을 공언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BBC 역시 “(문 대통령이) 재벌이라고 불리는 가족 경영의 대기업을 개혁하겠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변함없는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주한 미국대사관은 대변인을 통해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양국의 가깝고 협력적인 관계를 쌓기 위해 새 대통령과 언제나 어디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개표가 시작되기 전 성명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새 대통령과 긴밀하고 건설적이며 깊은 협력관계를 지속해서 유지해 나가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변함없는 동맹이자 친구, 파트너로 계속 남을 것이며 한국에 대한 우리의 방위 공약은 철통같다”면서 “특히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는 데 있어 우리의 약속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9일 국회에서 “한국의 새 대통령과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안전보장 면에서 협력해 나가고 싶다”며 “가능한 한 빠른 단계에서 새 대통령과 통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다양한 분야에서 한일 협력을 진전시켜 갈 것”이라면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국에 끈질기게 합의를 착실히 이행할 것을 요구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모든 재일 한국인을 대표하여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미국 일본과의 동맹 강화를 통해 북한의 핵 문제 해결 및 평화통일 달성에 진력을 다해줄 것을 바란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외신들은 오후 8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문 대통령의 당선을 거의 확정적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진보 성향 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예측된다”고 타전했다. AFP통신도 문 후보가 ‘대승(landslide)’을 거뒀다고 표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5분 만에 긴급 기사를 통해 “문 후보가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큰 차이로 앞섰다”고 보도했다.

NHK, 니혼TV 등 일본 지상파 방송은 “혁신계 문 후보가 2위인 홍준표 후보를 18.1%포인트 차로 이기고 1위를 차지했다”고 긴급 보도했다. NHK는 “박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간 유권자들이 새 정권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워싱턴=이승헌 / 도쿄=서영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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