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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연의 잡학사진]대선 주자 이미지에 대한 사진부 기자들의 훈수

원대연기자 , 최혁중기자 입력 2017-04-21 18:55수정 2017-04-2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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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대선에 앞서 공식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출사표를 던진 각 정당 후보들은 전국을 누비며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발품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후보들이 이번 대선에서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이미지다.

하지만 이미지는 노력이 필요다. 여기에는 전략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각 후보들을 따라다니는 사진·영상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후보를 가까이서 보거나 만나려는 시민들이 뒤엉키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장판을 정리해 적절한 이미지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전략을 짜야한다.





각 후보 진영은 사진·영상기자 담당 당직자를 배치해 나름 신경 쓰고 있다. 하지만 경험에서 나오는 전략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시민 속에 둘러 싸여 두 손을 들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당직자·기자들이 둘러싸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이 두 장의 사진만 보더라도 각 당의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문 후보는 시민들 한가운데에서 손을 들고 있다. 문 후보 주위의 시민들은 가까이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거나 손도 잡고 심지어는 끌어안기까지 한다. 현 시국의 과제인 ‘소통·화합’을 이루려는 ‘국민 속의 대통령’ 전략이 드러난다. 이 이미지는 당직자들이 애써 노력한 결과다. 문 후보를 지원 나온 의원들은 미리 단상에서 발언을 마친 뒤 기다린다.




문 후보가 차에서 내려 시민들 숲을 지나 단상으로 오르는 길에 수행하는 사람은 경찰 경호팀과 공보실 현장 담당 부국장, 그리고 김경수 의원등 두 세 명뿐이다. 공보실 현장담당 부국장은 당내 인사들과, 이미지 팀장은 현장 기자들과의 협의해 문 후보가 돋보이도록 만든다. 후보 입장에서는 힘든 일이지만 후보와 시민이 많은 스킨십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국민 속의 대통령’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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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를 마크하는 사진·영상기자단은 문 후보와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접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취재 인력만 붙인다. 이동 과정에는 공동취재단을 만들어 1명 정도가 돌발 상황을 대비하고 다른 기자들은 단상 앞에서 대기한다.

반면 안철수 후보의 유세장은 문 후보에 비해 번잡스러운 느낌이다. 후보의 동선이 갑작스럽게 변경되는 등 정리도 잘 안되는 편이다. 후보 주변에는 녹색 점퍼를 입은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에워싸고 함께 걸어 다닌다. 여기에 기자들까지 더해져 분위기는 복잡해진다. 후보의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도움을 줘야 하는 당직자들이 오히려 망치고 있는 셈이다.




안 후보는 권위를 내려놓은 ‘서민 대통령’으로 보이기 위해 시장을 찾았지만 사진을 통해 보이는 이미지는 서민과의 거리감이 느껴진다. 후보 주변을 둘러싼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후보로의 접근을 막는 장벽처럼 보여서다.

이처럼 혼잡스러운 상황이긴 하지만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다. 안 후보 측 공보팀이 사진기자들과의 면담자리를 만드는 등 개선하려 노력 중이기 때문이다.




어느 후보든 자신이 국민과 가까운 대통령이 되겠다고 장담한다. 다만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부족함해 보인다. 이미지를 만드는 전략의 차이가 이러한 불일치를 불러온다.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바랬지만 자칫 ‘단절된 대통령’으로 왜곡될 수 있다.

공식적인 선거 운동을 시작한지 1주일이 지났다. 이를 바탕으로 각 후보 진영은 남은 대선 일정 동안 어떤 이미지 전략을 구사할지 고심할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청와대에 입성할 주인공도 가려질 것이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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